수해예방 위한 육안확인 그쳐
뒤늦게 공사장 49곳 특별점검
뒤늦게 공사장 49곳 특별점검
지난 15일 노동자 7명이 숨진 서울 노량진 배수지 수몰 사고 뒤 서울시가 닷새에 걸쳐 강서구 방화동 방화대교를 비롯한 공사현장 58곳을 긴급점검했지만 수해 피해 예방에 치중한 육안점검에 그쳐 접속도로 상판 붕괴 사고를 막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방화대교 공사의 발주처인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 조성일 본부장은 31일 기자설명회에서 “노량진 배수지 사고 직후 실시한 대형 공사장에 대한 안전점검 대상에 붕괴 사고가 난 방화대교 공사 현장도 포함됐다. 하지만 공사 현장은 매일 다른 공사를 하기 때문에 (이번 사고 원인을) 놓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조성일 본부장은 “(당시) 긴급하게 점검을 해야 해서 공무원들 위주로 했다. 기술적인 부분을 면밀하게 해석할 수 있는 공무원들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며 당시 점검에 한계가 있었다고 인정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방화대교 공사장에 대한 점검은 다른 57곳의 현장과 함께 20~24일 이뤄졌고 감리단장과 현장소장, 공무원 116명이 구조물에 균열 등이 있는지 눈으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시는 뒤늦게 외부 전문가들과 함께 오는 7일까지 시가 발주한 시내 대형 공사장 49곳에 대한 특별안전점검을 하겠다고 밝혔다. 안전관리와 안전점검 이행 여부, 시방서 규정 준수 여부, 시공 적정성 등에 대해 외부 전문가 23명과 시 공무원 18명이 합동으로 점검한다. 안전관리가 부실한 공사장은 재시공을 지시하는 등 특별관리 대책을 세워 시행한다는 방침이지만, 41명이 49곳의 공사장을 8일 동안 돌아보는 점검이 과연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란 지적도 인다.
시는 또 방화대교 접속도로 시공사인 금광기업이 지난해 초 법정관리에 들어갔다가 회생절차를 밟았던 사실도 뒤늦게 파악했다. 조 본부장은 “앞으로는 공사가 중단되거나 (시공사의) 경영상태가 나쁜 것은 사고 위험으로 보고 점검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이날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서울지방경찰청 과학수사팀과 함께 현장 정밀감식을 벌였다. 경찰은 이를 통해 사고 당시 현장에서 안전장치가 제대로 가동됐는지 확인하고 있다. 경찰은 이번 사고로 숨진 최창희(52)·허동길(50)씨의 사망 원인 파악을 위해 주검을 부검했고, 목격자와 공사 책임자인 한백건설 소속 공사과장 등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
박기용 박유리 기자 xe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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