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도 교육청 반발 확산
서울교육청도 “위험한 발상”
서울교육청도 “위험한 발상”
지난 26일 박근혜 대통령이 재정난 해법으로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조정 가능성 등을 시사하자,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이 “절망감을 느낀다”며 반박하는 등 전국 시·도 교육청의 반발이 커질 전망이다. 시·도 교육청들은 박 대통령이 무상보육을 공약하고도 정작 비용은 교육청에 떠넘기는 바람에 재정난을 겪고 있다며 불만을 터뜨려 왔다.
이재정 교육감은 27일 “증세를 피하기 위해 교육재정을 줄인다면 현재의 교육은 물론 미래의 교육까지 포기하겠다는 선언과 다름없다”며 반발했다. 이 교육감은 이날 ‘입장자료’를 내어 “박 대통령의 지방교육재정에 관련한 발언을 듣고 두려움을 금할 수 없다. 교육재정의 파탄과 미래 교육에 대한 절망감 때문”이라며 이렇게 밝혔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중앙정부가 지방자치단체의 교육예산을 지원하는 돈으로, 교원들의 급여와 교육행정비용 등으로 쓰인다.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의장인 장휘국 광주시교육감도 이날 <한겨레> 기자와의 통화에서 “박 대통령의 발언은 교육 현장 실태를 제대로 모르고 나온 발언으로 보여 안타깝고 답답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어린이집·유치원 무상교육과정인 누리과정을 도입한 2012년 당시 39조2000억원이던 정부의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 올해에는 49조3954억원으로 늘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실제 책정된 금액은 39조5206억원으로 3년 전에 견줘 크게 늘지 않았다. 올해 정부 예상액보다 10조원가량이 전국 시·도 교육청에 덜 지급되는 실정이다.
반면에 시·도 교육청이 분담해야 하는 누리과정 보육료 재원 부담금은 2012년 1조5051억원에서 2013년 2조6490억원, 2014년 3조4156억원에 이어 올해 3조9284억원으로 3년 사이 2조4천억여원이 더 늘었다. 부족한 돈을 마련하려고 지방채를 발행하면서 시·도 교육청의 빚이 늘고 있다.
박 대통령이 ‘학생 수가 계속 감소하는데도 학교 통폐합과 같은 세출 효율화에 대한 인센티브가 없다. 내국세가 늘면 교육재정교부금이 자동적으로 증가하는 현행 제도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한 데 대해서도 비판이 제기됐다. 장 교육감은 “현재 전체 학생 수는 줄었지만, 학급당 학생 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수준에 못 미쳐, 더 낮춰 가야만 선진국형 교육 환경을 만들 수 있다”며 “예산에 교육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선 내국세의 교부금 비율을 현재의 20.27%에서 최소한 5%포인트 이상 올려 교육예산을 늘려야 한다”고 밝혔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도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인 누리과정과 고교 무상교육도 완성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을 줄이겠다는 것은 교육 현실을 모르는 처사라고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에 비해 공교육 투자가 적은 상황에서 충분한 교육복지 투자를 통해 교육 격차를 줄이는 역할을 교육감들이 해야 하는데, 이를 축소시키려고 하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라고 말했다.
수원 광주/홍용덕 정대하 기자, 김지훈 기자 ydh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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