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검찰총장에 내정된 정상명 대검 차장은 기자간담회에서 "검찰 조직에 반드시 변화를 줄 것이며 보수적인 조직이 변화에 대한 두려움을 갖지 않도록 미래 청사진을 제시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정 내정자는 "검찰 조직의 주춧돌인 원로들이 용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해 동기들에게 잔류를 요청했다"며 "향후 법무부와 관계 설정 문제도 장관과 서로 허심탄회하게 대화하면 안 될 일이 없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오늘 천정배 장관이 `신임 검찰총장과 협의해 검찰 과거사 문제 정리에 앞장서겠다'고 발언한 데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그런 부분은 총장 내정자가 언급하기 적절치 않은 것 같다.
-- 현재 고검장급으로 있는 동기들의 용퇴를 만류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후속검찰인사 폭은 어떻게 되나.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검찰 조직의 안정이다. 조직은 혼자 이끌어갈 수 있는 게 아니다. 생각과 뜻을 같이하는 원로들과 함께 해야 한다. 동기들이 검찰 원로로서 조직 안정에 기여해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그분들이 제 뜻을 충분히 받아들일 것으로 믿고 있다.
-- 그 부분은 천 장관도 공감하는 부분인가.
▲(검찰) 조직안정을 원치 않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 이번 총장 인사가 `코드인사'라는 비판이 있다. ▲저는 `코드인사'라는 용어 자체가 맞는지도 의문이다. 이 시대를 살아가면서 뜻과 생각이 같으면 같이 열심히 할 수 있는 것이다. 그게 이 시대 공직자로서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 수사권 조정 문제를 검찰이 양보해 대통령이 원하는 절충안이 나오게 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있다. ▲수사권 조정 문제는 기관간 권한 배분이 아닌, 어느 것이 국민을 위해 가장 좋은 제도인지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일단 지켜봐달라. -- 법무부장관이 수사지휘권을 발동해 총장이 사퇴한 이후 일선 검찰에선 후임 총장이 법무부와 어떻게 관계를 설정하느냐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세상에 대화하고 서로 생각을 허심탄회하게 내놓으면 안 될 일이 없다고 본다. 앞으로 검찰의 나아갈 길과 검찰조직 안정 방안에 대해 책임지고 있는 장관과 협의하고 대화하면 충분히 할 수 있을 것이다. -- 전임 총장 사퇴를 불러온 공안 사건에 대해 전반적으로 다시 생각하게 되나. ▲구체적인 사건으로 들어가자면 복잡해진다. 각론으로 들어가면 여러 이야기가 나올 수 있다. -- 법무부 건설본부장 시절 대검 청사를 지을 때 총장 집무실을 맨 위 15층이 아닌 8층에 둔 이유가 있나. ▲검찰 CEO는 구성원들과 눈높이를 함께 하는 CEO이지 위에서 억누르는 CEO가 아니다. 국민과 함께 하는 자세를 갖자는 의미를 부여했다. -- 구상하고 있는 검찰 개혁의 큰 틀은 무엇인가. ▲제가 대구지검에서 검사 시보로 일하던 1976년 이후 지금까지 변한 것이라곤 타자기 자리에 워드프로세서가 놓이고 나무책상이 철제책상으로 바뀌면서 계장 한 명 늘어난 것 뿐이다. 몸의 변화를 보면 마음의 변화를 알 수 있듯 내부 방 구조의 변화나 행동양식의 변화를 보면 검찰이 얼마나 변했는지 알 수 있다. 한마디로 검찰은 그간 거의 변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저는 반드시 검찰에 변화를 줘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검찰은 그 변화를 두려워 해서는 안된다. 보수적인 조직은 변화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있다. 그 두려움은 모르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다. 대검청사 앞의 우면산이 낮에는 아름답지만 밤에는 보이지 않기 때문에 두려워지는 것과 같다. 제가 총장이 되면 우리 검찰 구성원들에게 비전을 제시하고 미래를 예측 가능하게 해서 변화에 대한 두려움을 갖지 않도록 하겠다. 5년 후, 10년 후, 20년 후의 청사진을 제시하겠다. 변화에 대한 두려움은 무엇보다 기구의 축소와 폐지로 인해 `자리'가 없어지는 두려움이다. 저는 블루오션(blue ocean)식의 변화를 주려고 한다. 신나게 일하면서 국민과 함께 하는 검찰이 되려고 미래기획단과 혁신기획단 등과 함께 미래 검찰의 모습을 제시하겠다. -- 그런 변화를 위해서라면 사람을 많이 바꿔야 하는 것 아닌가. ▲두드려 부수고 재건축하기보다 리모델링하면 된다. 경륜과 철학을 갖고 조직을 격려하고 이끌 수 있는 주춧돌과 같은 원로들이 없다면 조직은 사상누각에 불과하다. -- 그런 생각은 이전에도 있었지만 검사동일체 관행과 지휘권 단일화 때문에 실행에 옮기지 못한 것 아닌가. ▲조직의 리더십이 피라미드식으로 갈 것인지 민주적인 대화의 형태로 갈 것인지는 여러분도 잘 아실 거라 생각한다. 이는 검찰조직의 정체성과 관련된 부분이다. 많은 국민이 검찰에 어떤 변화를 요구하는지 잘 아실 것이다. -- (특별한 질문 없이) ▲검찰 생활을 하면서 법조인으로서 가장 중요한 덕목이 중용, 즉 균형감각이라고 생각한다. 제가 생각하는 균형감각이 무엇인지는 나중에 토론하고 대화할 기회가 있으리라 생각한다. --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거듭 당부하고 떠난 전임 총장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나. ▲직접 뵙고 말씀드릴 일이다. 대검 참모로서 죄송하다고 말씀드렸고 편하게 마음을 가져주시고 검찰에 관심과 배려를 보내주십사 부탁드렸다. -- 법무부장관의 지휘권 발동 이후 법무부와 검찰의 갈등이 재연될 소지가 남은 게 아니냐는 의견이 있다. ▲특정 사건을 두고 이야기하면 안 된다. 전체를 보며 대화하고 서로 이해하고 관심을 기울이면 못 풀 일이 없다고 본다. 자꾸 갈등을 부각하면 밖에서 보기엔 재미있겠지만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김상희 기자 lilygardener@yna.co.kr (서울=연합뉴스)
▲(검찰) 조직안정을 원치 않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 이번 총장 인사가 `코드인사'라는 비판이 있다. ▲저는 `코드인사'라는 용어 자체가 맞는지도 의문이다. 이 시대를 살아가면서 뜻과 생각이 같으면 같이 열심히 할 수 있는 것이다. 그게 이 시대 공직자로서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 수사권 조정 문제를 검찰이 양보해 대통령이 원하는 절충안이 나오게 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있다. ▲수사권 조정 문제는 기관간 권한 배분이 아닌, 어느 것이 국민을 위해 가장 좋은 제도인지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일단 지켜봐달라. -- 법무부장관이 수사지휘권을 발동해 총장이 사퇴한 이후 일선 검찰에선 후임 총장이 법무부와 어떻게 관계를 설정하느냐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세상에 대화하고 서로 생각을 허심탄회하게 내놓으면 안 될 일이 없다고 본다. 앞으로 검찰의 나아갈 길과 검찰조직 안정 방안에 대해 책임지고 있는 장관과 협의하고 대화하면 충분히 할 수 있을 것이다. -- 전임 총장 사퇴를 불러온 공안 사건에 대해 전반적으로 다시 생각하게 되나. ▲구체적인 사건으로 들어가자면 복잡해진다. 각론으로 들어가면 여러 이야기가 나올 수 있다. -- 법무부 건설본부장 시절 대검 청사를 지을 때 총장 집무실을 맨 위 15층이 아닌 8층에 둔 이유가 있나. ▲검찰 CEO는 구성원들과 눈높이를 함께 하는 CEO이지 위에서 억누르는 CEO가 아니다. 국민과 함께 하는 자세를 갖자는 의미를 부여했다. -- 구상하고 있는 검찰 개혁의 큰 틀은 무엇인가. ▲제가 대구지검에서 검사 시보로 일하던 1976년 이후 지금까지 변한 것이라곤 타자기 자리에 워드프로세서가 놓이고 나무책상이 철제책상으로 바뀌면서 계장 한 명 늘어난 것 뿐이다. 몸의 변화를 보면 마음의 변화를 알 수 있듯 내부 방 구조의 변화나 행동양식의 변화를 보면 검찰이 얼마나 변했는지 알 수 있다. 한마디로 검찰은 그간 거의 변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저는 반드시 검찰에 변화를 줘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검찰은 그 변화를 두려워 해서는 안된다. 보수적인 조직은 변화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있다. 그 두려움은 모르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다. 대검청사 앞의 우면산이 낮에는 아름답지만 밤에는 보이지 않기 때문에 두려워지는 것과 같다. 제가 총장이 되면 우리 검찰 구성원들에게 비전을 제시하고 미래를 예측 가능하게 해서 변화에 대한 두려움을 갖지 않도록 하겠다. 5년 후, 10년 후, 20년 후의 청사진을 제시하겠다. 변화에 대한 두려움은 무엇보다 기구의 축소와 폐지로 인해 `자리'가 없어지는 두려움이다. 저는 블루오션(blue ocean)식의 변화를 주려고 한다. 신나게 일하면서 국민과 함께 하는 검찰이 되려고 미래기획단과 혁신기획단 등과 함께 미래 검찰의 모습을 제시하겠다. -- 그런 변화를 위해서라면 사람을 많이 바꿔야 하는 것 아닌가. ▲두드려 부수고 재건축하기보다 리모델링하면 된다. 경륜과 철학을 갖고 조직을 격려하고 이끌 수 있는 주춧돌과 같은 원로들이 없다면 조직은 사상누각에 불과하다. -- 그런 생각은 이전에도 있었지만 검사동일체 관행과 지휘권 단일화 때문에 실행에 옮기지 못한 것 아닌가. ▲조직의 리더십이 피라미드식으로 갈 것인지 민주적인 대화의 형태로 갈 것인지는 여러분도 잘 아실 거라 생각한다. 이는 검찰조직의 정체성과 관련된 부분이다. 많은 국민이 검찰에 어떤 변화를 요구하는지 잘 아실 것이다. -- (특별한 질문 없이) ▲검찰 생활을 하면서 법조인으로서 가장 중요한 덕목이 중용, 즉 균형감각이라고 생각한다. 제가 생각하는 균형감각이 무엇인지는 나중에 토론하고 대화할 기회가 있으리라 생각한다. --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거듭 당부하고 떠난 전임 총장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나. ▲직접 뵙고 말씀드릴 일이다. 대검 참모로서 죄송하다고 말씀드렸고 편하게 마음을 가져주시고 검찰에 관심과 배려를 보내주십사 부탁드렸다. -- 법무부장관의 지휘권 발동 이후 법무부와 검찰의 갈등이 재연될 소지가 남은 게 아니냐는 의견이 있다. ▲특정 사건을 두고 이야기하면 안 된다. 전체를 보며 대화하고 서로 이해하고 관심을 기울이면 못 풀 일이 없다고 본다. 자꾸 갈등을 부각하면 밖에서 보기엔 재미있겠지만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김상희 기자 lilygardener@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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