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자료사진
권익위·국토부, 층간소음 방지제도 참고해
실내 간접흡연 피해방지 방안 마련키로
내년 말까지 공동주택관리법 개정 계획
실내 간접흡연 피해방지 방안 마련키로
내년 말까지 공동주택관리법 개정 계획
ㄱ씨가 사는 아파트 게시판에는 굵고 빨간 글씨로 ‘공동주택 건물 내 금연’이라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승강기 안과 지하주차장 뿐 아니라 ‘세대 내 욕실, 발코니, 공동현관 출입구, 계단, 복도’도 금연구역이라고 적혀있다. 그러나 ㄱ씨한테 이 안내문은 무용지물. 베란다에서 담배를 피우는 아래층 ㄴ씨에게 “밖에 나가서 피워달라”며 간접흡연의 괴로움을 호소했지만 “내 집에서 피우는데 당신이 무슨 상관이냐”는 ㄴ씨의 항변이 돌아왔다. 집에 아이들도 걱정되고 기침도 계속 나지만 어쩔 도리가 없는 ㄱ씨는 답답한 마음에 국민신문고에 사연을 남겼다.
또 다른 아파트에 사는 ㄷ씨도 ‘아래층 흡연자’ 때문에 괴로움을 호소했다. ㄷ씨는 아래층에 층간소음 피해를 줄까 봐 아이들에게 주의를 주고 있지만, 아래층 흡연자는 거리낌 없이 집에서 담배를 피웠다. 어쩔 수 없이 국민신문고에 글을 남겼다.
국민권익위는 18일 아파트를 비롯한 공동주택 베란다·화장실 등 이웃의 실내흡연으로 인한 간접흡연 피해를 방지하겠다며 국토교통부와 함께 ‘공동주택 실내 간접흡연 피해방지 방안’을 마련해 2017년 말까지 공동주택관리법을 개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권익위에 따르면 지난 2년간 국민신문고 민원 등을 분석할 때 층간소음(508건)보다 공동주택 간접흡연(688건) 문제가 더 많이 제기되는 실정이다.
공동주택의 계단과 복도 등 공용구역은 이미 지날달부터 국민건강증진법령에 따라 금연구역으로 지정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베란다나 화장실 등에서의 흡연은 사적 공간이라는 이유로 제도적 대책 마련이 어려운데 더해 제도가 미비해 주민들 간 갈등 요소가 상존하고 있었다.
이에 권익위와 국토부는 국토부가 운영하는 층간소음 방지제도를 참조해 대안 마련에 나섰다. 우선 공동주택 입주자 등에게 층간 간접흡연 피해 방지 의무를 부과하고 아파트 관리사무소 등 관리주체한테 공동주택 실내 흡연을 중단하라고 권고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아울러 간접흡연 피해 신고가 접수되면 사실 관계 확인 조사도 가능하게 했다. 이 경우 당사자들의 동의가 필요하며 강제성은 없지만, 최소한의 분쟁해결 기준이 마련되는 셈이다.
권익위와 국토부는 또 공동주택 거주자들에게 층간 간접흡연 중단 요구에 협조할 의무와 함께 관리주체가 층간 간접흡연 피해방지 및 분쟁을 조정하고, 이를 위한 자치조직 구성 및 운영 근거 마련 등을 내용으로 하는 제도 개선을 추진하기로 했다.
김지은 기자 mira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