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원영이 막자’ 초·중학생 이틀 무단결석땐 가정방문

법제처, 3월 시행법령 71건 발표
고등학생 7일이상 무단결석하면 교육감에 통보
음주운전 면허취소 땐 버스·택시 자격 취득 금지
유치원생들에 심폐소생술 등 응급처리 교육 실시

2016년 3월 굿네이버스, 세이브더칠드런, 초록우산어린이재단 등 42개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서울 중구 태평로 대한문 앞에서 올 들어 아동학대로 사망한 채 발견된 아동 8명을 추모하는 영정을 들고 아동학대 예방 및 근절을 위한 시민사회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 김명진 기자 [e-mail]

‘제2의 원영이’ 사건을 막기 위해 새달부터는 미취학 아동이 이틀 내 입학하지 않거나, 초·중학생이 이틀만 무단결석해도 가정방문을 할 수 있게 되는 등 취학관리가 강화된다.

법제처가 26일 발표한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은 취학 예정인 초·중학생이 입학일 뒤 이틀 이내에 입학하지 않거나 이틀 이상 무단결석하는 경우 학교장이 보호자에게 취학 또는 출석을 독촉하거나 경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 독촉을 위해 필요한 경우 학교장은 학생의 가정을 방문하거나 보호자에게 학교에 나오도록 요청할 수 있도록 했다. 독촉이나 경고를 했는데도 상태가 계속되면 학교장은 그 경과사항을 학생의 거주지 관할 읍·면·동장과 교육장에게 통보해야 한다. 통보 기준은 독촉 또는 경고 뒤 3일이 지나거나, 2회 이상 한 뒤에도 변화가 없을 때로 정했다. 이런 내용은 재학 중인 학생이 전학일 뒤 이틀 이내에 전학하지 않거나 무단결석을 하는 경우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고등학생의 경우엔 이틀 이상 무단결석 때 학교장이 해당 학생과 보호자에게 결석 사유를 확인하고, 7일 이상 무단결석한 학생의 이름 등을 교육감에게 통보하도록 했다. 이 시행령은 지난해 2월 부모의 가혹행위로 숨진 7살 신원영군 사건이 단초가 됐다. 원영군이 숨지기 한 달 전 초등학교 신입생 예비소집에 불참한 이유를 파악했으면 사태를 막을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교육기관의 취학관리를 강화해 포착이 어려운 가정폭력 등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한 것이다.

법제처가 이날 발표한 3월 시행 법령 71건 가운데는 3일부터 시행되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도 눈길을 끈다. 이법은 음주운전이나 무면허운전 또는 대형교통사고를 내 운전면허가 취소된 사람은 5년간 버스 및 택시 운전자격을 취득할 수 없도록 했다. 또 난폭운전이나 2대 이상의 차량으로 다른 사람을 위협하는 ‘공동위험행위’로 면허가 취소한 경우는 3년 동안 버스·택시 운전을 할 수 없게 했다.

다음 달 21일부터는 학원 또는 교습소를 운영하는 경우 반드시 명칭 뒤에 ‘학원’이나 ‘교습소’를 붙이도록 하고, 이를 위반하면 제재처분을 내릴 수 있도록 한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법률도 시행된다. 같은 날부터 유치원에서 모든 원아들을 대상으로 심폐소생술 등 응급처리에 관한 교육을 체계적으로 실시하도록 한 학교보건법도 시행된다.

이밖에도 학교 건물 안 석면 및 라돈 기준을 강화한 학교보건법 시행규칙과 스마트폰 앱 설치 때 일부 필수 항목에 대해서 이용자 동의 과정을 거치지 않도록 한 정부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도 시행된다.

김지은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