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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행정·자치

학교·댐·소방시설, 지진·홍수·화재에 취약

등록 2017-08-08 14:00

감사원, 국가 주요시설 재난대비 실태 감사보고서 공개
서울현충원·21개 교육청, 내진 설비가 대들보 파괴할 가능성
한수원은 팔당댐 침수 예상하면서도 준공
홍수 때 대피소 부족하거나 2㎞ 떨어져 있기도
국내 학교, 댐, 소방시설 등이 지진·홍수·화재 등 재난 대비에 취약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감사원은 8일 ‘국가 주요시설 재난대비실태’ 감사보고서를 공개하며 시·도교육청, 한국수력원자력, 국민안전처 등 25개 기관을 상대로 댐·저수지 등 주요 시설물의 재난대비 실태를 점검한 결과 총 58건의 위법·부당사항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감사는 지난 3∼4월 20일 동안 실시됐고, 총 32명이 감사에 투입됐다.

감사원은 시설물 규모 및 노후화 정도 등에 따라 감사대상을 정했다. 특히 지진 및 홍수에 취약한 발전용 댐·저수지, 사람이 몰려있는 학교와 공공청사, 화재에 취약한 지하철, 그외 항만과 공항 등이 감사 대상에 올랐다. 감사원은 건물의 내진보강 실태, 댐의 치수능력(홍수나 가뭄 피해를 막을 수 있는 능력) 등을 점검했다.

서울 충북 등 전국 21개 교육(지원)청은 2014년부터 26개 학교에, 국립서울현충원은 2015년부터 유품전시관에 사업비 139억여원을 들여 브이이에스(VES·Visco Elastic Stud Damper·지진 발생 시 점탄성 고무패드가 지진 충격에 저항하며 건물 진동을 제어하는 장치) 공법으로 내진보강사업을 추진했다. 하지만 감사원 감사 결과 교육청과 현충원은 27개 시설 내진보강사업을 추진하면서 정작 브이이에스에 가해진 지진 충격이 나머지 건물에 어떤한 영향을 미치는 제대로 검토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이 확인해보니 지진 발생 시 지진 예방을 위해 27개 시설에 설치된 브이이에스가 오히려 대들보를 파괴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농림축산식품부(농림부)가 농어촌 공사에 내진 기준이 높아진 ‘국가지진위험지도’를 제대로 통보하지 않은 사실도 감사 결과 드러났다. 전남 남서부 지역 일부 저수지에서 안전율(구조물이 안전을 유지하는 정도)이 기준안전율에 미달하는데도 내진 보강 조치 없이 공사가 진행되고 있었던 것이다. 농림부는 기준안전율이 이미 확보된 저수지 20개에는 추가로 내진보강 계획을 세워 사업비 320억원을 책정하면서도 정작 기준안전율에 미달해 내진보강이 필요한 저수지 13개는 보강 계획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수도권 시민의 식수를 책임지는 팔당댐에서도 각종 문제가 발견됐다. 1975년 5월 한국수력원자력(당시 한국전력·이하 한수원)은 홍수 발생 시 팔당댐 유역이 침수될 것을 예상하면서도 애초의 허가조건과 다르게 팔당댐을 준공했고, 국토교통부(당시 건설부·이하 국토부)가 이를 승인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또한 1995년 12월 한수원은 국토부에 하천점용(사업을 위해 하천을 독점적으로 사용하는 행위) 허가 연장 신청을 하면서, 팔당댐 상류의 수위 상승과 유입량 증가에 따른 재해방지시설 등 설치 검토는 하지 않았다. 국토부도 팔당댐 상·하류의 계획 홍수량이 증가하는 사실을 고려하지 않은 채 2025년까지 점용허가를 연장시켜줬다.

감사원은 한수원이 국토부가 허가를 내 주는 대신 정밀안전진단 결과를 제출하기로 했지만, 약속을 지키지 않고 국토부도 진단 결과를 요구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한수원은 팔당댐의 가능최대홍수량(기상상태가 최악인 상황에서 호우로 인해 예상되는 가장 큰 홍수량)이 댐으로 흘러들 때 수문이 수압을 견딜 수 있는지도 검토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이 한국시설안전공단을 통해 검토해보니 유입된 물의 힘으로 수문이 회전할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홍수가 나는 등 비상 상황을 대비해 한수원은 인근 지역 주민을 위한 지정대피소를 정해야 하지만, 일부 지역에서 대피소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서울 ㄱ구는 대피 대상 주민 29만7230명 중 7만6699명(25%)만 들어갈 수 있다. 이 지역 주민 4명 가운데 3명은 홍수가 나도 대피할 곳이 없는 셈이다. 252개 범람구역 중 250개 구역은 가장 가까운 지정대피소가 2㎞ 이상 떨어진 곳에 있어 실제 홍수가 났을 때 대피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한편 소방시설관리업체 14곳이 134개 특정소방대상물 자체점검에서 관리사를 참여시키지 않고도 참여한 것처럼 속여 결과보고서를 거짓으로 작성해 국민안전처에 제출한 사실이 확인됐다. 소방시설관리업자가 소방시설을 자체 점검할 때는 반드시 법에 따라 국가자격증을 취득한 소방시설관리사를 참여시켜야 한다. 소방시설관리업자는 소화기, 천장에 장착돼 불이나면 물을 뿌리는 스프링클러, 화재를 감지하는 경보시설, 완강기 등 피난설비 등을 제작, 판매, 관리한다.

노지원 기자 z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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