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학사·학점은행 학위취득자도 국가 자격증 딸 수 있게

국무회의에서 기술사법 시행령 등 법령 개정안 의결

‘대학 졸업장’이 있는 사람에게만 국가 자격증 취득 기회를 주는 차별을 바로잡기 위한 법령 개정안이 8일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독학사나 학점은행 학위 취득자도 정규 대학 졸업자와 동등하게 국가 자격을 취득할 길이 열린 것이다.

법제처(처장 김외숙)는 건강가정기본법(건강가정사 자격), 기술사법 시행령(조종면허시험 면제 자격) 등 2개 법률과 19개 대통령령 개정안이 이날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고 밝혔다. 독학사는 고등학교를 졸업했거나 고졸 검정고시 자격 소지자 등 고교 과정을 마쳤다고 볼 수 있는 이가 국가 시험을 통해 취득할 수 있는 학사 학위다.

법제처는 최근 법령 전수조사를 통해 41개 법령에 명시된 90개 자격에 독학사 등을 차별하는 불합리한 점이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예컨대 대통령령인 ‘박물관 및 미술관 진흥법 시행령’에 따르면 준학예사 자격 취득을 위한 요건으로 ‘고등교육법에 따른 학사학위 이상 취득’을 걸어놨다. 즉 실제 대학을 졸업하지 않고 독학사나 학점은행 제도로 학사학위를 딴 사람은 준학예사 자격을 취득하지 못한다는 얘기다. 법제처는 이를 학력 차별이라고 보고 법령 개정에 나선 것이다.

이날 국무회의를 통과한 대통령령(19개) 개정안은 이달 안에 시행되고, 법률(2개) 개정안은 국회 통과 절차가 남아있다. 총리령·부령(20개)에 나와있는 62개 자격은 각 담당 부처가 올해 안에 개정 작업을 마칠 예정이다.

김외숙 법제처장은 “이번 개정으로 독학사와 학점은행 제도를 통해 학위를 취득한 분들의 좌절과 애로가 해소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기회의 평등이 보장되는 공정사회 실현을 위해 적극적으로 법령을 정비하겠다”고 밝혔다.

노지원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