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국무총리가 14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내년부터 학교 인근의 경마 투표권 장외발매소(경마장 아닌 지역에서 경마중계를 보며 투표권을 살 수 있는 장소)가 이전되거나 폐쇄된다. 또 경마·경륜·경정·전자복권 등 ‘온라인베팅’ 금액 한도를 50% 낮추고, 편의점 등 로또복권 법인판매점도 단계적으로 축소하기로 했다.
정부는 14일 오전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이런 내용을 뼈대로 한 ‘사행산업 건전화 대책’을 마련해 발표했다. 정부는 “우리 국민의 도박중독 유병률은 5.1%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대비 2~3배가 높고, 특히 저소득자, 실직자 등 서민층이 도박 중독에 더욱 취약해 관련 대책을 마련하게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대책의 대상은 카지노, 경마, 경륜, 경정, 복권, 체육진흥투표권(스포츠토토), 소싸움 등 7개 합법사행산업이다.
우선 정부는 학교나 학교설립 예정지에서 직선거리로 200m 안에 있는 장외발매소 9곳을 내년 상반기까지 전수조사해, 이 결과를 토대로 이전·폐쇄하거나 규모를 축소하기로 했다. 인터넷을 통해 도박하는 ‘온라인 베팅’의 폐해를 줄이기 위해, 정부는 스포츠토토와 전자복권의 일일 결제한도를 절반으로 줄일 방침이다. 이에 따라 스포츠토토는 1일 60만→30만원으로 줄고, 회당 한도 역시 1회당 10만원에서 5만원으로 줄어든다. 전자복권도 1일 30만→15만원으로 하향조정된다. 결제수단 역시 기존에는 인터넷으로 결제할때 신용카드나 휴대폰 결제도 가능했지만, 앞으로는 계좌이체로만 살 수 있게 된다. 내년 12월부터 온라인 판매되는 로또복권의 경우, 온라인 판매가 미치는 대국민 확산력 및 강한 사행성을 고려해 인터넷 판매비중을 5% 이내로 제한하고, 1인당 1회 5000원 이하로만 살 수 있도록 했다.
이와 함께 정부는 사행산업 전자카드 사용목표를 일괄적으로 5%포인트씩 상향조정할 방침이다. 전자카드는 사행산업 이용자 각 개인이 일정 액수만 사용할 수 있는 카드만 발급해 지나친 지출을 막겠다는 취지로 도입됐다. 한국마사회의 내년도 전자카드 의무사용 목표는 25→30%로, 경정·경륜 등을 운영하는 체육진흥공단 목표치는 20→25%로 확대된다.
정부는 국내총생산(GDP) 증가에 따라 합법사행산업의 매출총량제 역시 재설계하기로 했다. 정부는 2014년부터 2018년까지 합법사행산업의 매출 총량을 지디피 대비 0.54%로 고정했으나, 지디피 증가로 인해 매년 매출총량도 늘어나자, 사행산업 시장상황과 도박 유병률 등을 반영해 합리적으로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매출총량제를 위반할 경우, 6개월 이내 영업정지나 영업이익의 50% 과징금 부과 등의 벌칙조항을 신설하기로 했다. 강원랜드의 경우,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연속 매출총량제를 넘어 4725억원의 초과 매출액을 기록했으나, 35억원의 초과부담금만 냈을 뿐이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건전한 사행산업이라는 것이 가능한지, 형용 모순은 아닌지 고민은 있지만, 우리 사회가 수용 가능한 범위로 유도해가는 것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노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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