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과 생각 같다”는 윤석열, 입당 여부엔 “답변 어렵다”

‘거리 두기’ 유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9일 오후 대선 출마 기자회견에 앞서 국민의힘 국회의원과 함께 지지자들 앞에 서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9일 대선 출마를 선언하며 “정치철학 면에서 국민의힘과 생각을 같이 한다”며 입당 여부나 시점에 대해서는 답을 피했다. 정권교체를 위해 연대해야 한다는 원칙은 확인하면서 여전히 ‘거리 두기’를 하는 모양새다.

윤 전 총장은 이날 ‘반문 빅텐트’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며 “10가지 중 9가지 생각이 달라도 1가지 생각, 정권교체와 나라의 정상화, 국민이 주인공이 되는 나라를 만들자는 생각을 하는 모든 이가 힘을 합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힘 입당 여부와 시기를 묻는 질문이 나오자 윤 전 총장은 “국민의힘이라는 정당이 과거에 탄핵도 겪었고 국민들께서 보시기에 미흡하다고 생각하는 점 많으셨겠지만”이라는 전제를 달고 “자유라는 가치”를 강조한 뒤 “정치철학 면에서는 국민의힘과 제가 생각을 같이 한다”고 했다. 자신과 국민의힘이 정권교체를 위해 힘을 합칠 수 있는 조건은 마련돼있다는 주장이었다. 그러나 입당 시기에 대해서는 “향후에 제 정치 행보에 대해서는 이미 제가 이자리에 서기 전에 말씀을 다드렸기 떄문에 그것으로 갈음할 수 있지 않겠나 싶다”고 했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 참여할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에도 “이 자리에서 답변 드리기 어려울 것 같다”고 답했다. 8월 말에 시작하는 국민의힘 대선 경선 일정과는 상관 없이 ‘민심행보’에 집중하고 입당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윤 전 총장은 입당 문제에 모호성을 유지하면서도 이날 출마 선언을 축하하기 위해 행사장을 찾은 정진석·권성동·박성중·유상범·정점식·태영호 등 국민의힘 의원 24명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망가진 나라를 의원님들과 함께, 국민과 함께 바로 세우도록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고 한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윤 전 총장의 조속한 입당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대선 출마를 선언한 하태경 의원은 페이스북에 “윤 전 총장이 예상보다 높은 강도로 문재인 정권의 실정과 패악에 직격탄을 날렸다”며 “하루빨리 국민의힘에 입당해 선의의 경쟁을 통해 시너지를 만들어내길 희망한다. 조속하고도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는 글을 올렸다. 같은 당 박수영 의원도 “본인의 정치철학이 국민의힘과 같다고 하신 만큼 하루빨리 입당해 그 사명과 함께 할 수 있는 모든 국민의 뜻을 모으는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최근 복당한 홍준표 의원도 이날 ‘인뎁스 조사 국민보고대회’를 마친 뒤 “(윤 전 총장이) 정책 대결도 하고 도덕성 검증도 하면서 경선 일정에 참여하는 게 좋겠다”며 “우리 당에 들어와서 당내 경선에 참여하는 게 옳다”고 강조했다.

배지현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