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출마 선언을 앞둔 이재명 경기지사가 30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경기지사가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 등록 마감일인 30일 후보 등록을 마쳤다. 이재명 캠프는 경선 뒤에도 민주당 원팀 기조를 유지하기 위해 ‘경쟁 과정에서 당의 다른 후보들을 자극하지 말자’는 데 뜻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등록은 이재명 예비후보의 비서실장인 박홍근 의원이 대신했다. 출마 선언은 새달 1일 오전 7시30분으로 동영상으로 공개한다. 박 의원은 예비후보 등록 뒤 기자들과 만나 “코로나 상황에서 최대한 비대면 언택트로 국민을 불안하지 않게 출발하겠다는 뜻이 담겨있다. 오전 8시 국립현충원 참배도 저와 조정식·박찬대·김남국 의원만 수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전날 1천여명의 지지자가 몰려들며 ‘세 과시’를 했던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달리 조용한 출마 선언으로 ‘내실·안정’ 이미지를 주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 지사의 출마선언문은 ‘대전환기에 어떻게 새로운 성장을 만들어낼 것인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한다. 박 의원은 “대한민국은 지금 대전환기에 서 있다. 성장의 문제가 보수 전유물처럼 분류될 문제는 아니”라며 “새로운 질 좋은 성장과 함께 본인의 실용주의, 실용적으로 접근해 성과 내는 실행력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온라인 출마 선언 뒤에는 서울 국립현충원에서 무명용사의 탑을 참배하고 오후엔 고향인 경북 안동으로 향한다. 민주당에서는 희소한 ‘티케이(TK·대구경북) 출신 대선 후보’로서 자신의 경쟁력을 부각하겠다는 포석이다.
이재명 캠프 소속 의원들은 이 지사에게 ‘경선 과정에서 당내 후보들을 자극하지 말라’고 조언했다고 한다. 대선후보로 확정되면 ‘원팀’이 돼서 대선을 치러야 하는 만큼 경선과정에서 서로 상처를 주면, 본선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에서다. 예비경선 뒤 6명이 본경선을 치르는 만큼 결선투표로 이어질 가능성도 크다. 이 지사 쪽 한 의원은 “경선 그 자체도 중요하지만, 본선으로 가기 위한 기초를 닦는 과정이다. 그 과정에서 우리 경쟁자들과 싸우거나 상처를 주면 안 된다”며 “진짜 경쟁하는 쪽과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의원도 “우리가 당내에서 경쟁후보와 날 세우고 가선 안 된다. 더 큰 하나가 되기 위한 과정”이라고 말했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