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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대통령 취준생’으로 첫 면접 치른 여권 대선주자들 어땠나?

등록 2021-07-01 14:42수정 2021-07-01 18:08

민주당 예비경선 ‘국민면접’으로 첫발
단일화 합의한 이광재-정세균 ‘브로맨스’
최문순은 ‘감자’ 돌리며 분위기 돋워
1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공명선거 실천 서약식 및 프레스데이에서 대선 예비 후보들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1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공명선거 실천 서약식 및 프레스데이에서 대선 예비 후보들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경선 흥행을 고민한 더불어민주당의 첫 ‘실험’이 1일 선을 보였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처음 만나는 국민, 독한 질문’이라는 제목으로 대선 주자들이 ‘취업준비생’이 되어 ‘면접’을 보는 형식으로 치러졌다. 면접관은 선착순으로 뽑힌 민주당 출입 기자 50명이 맡았다.

본격적인 질문답변에 앞서 후보가 다른 후보 1명을 지목해 1분 동안 궁금한 점과 지적하고 싶은 점을 말할 기회가 주어졌다. 누가 누구를 지목하느냐에 따라 경쟁 관계가 드러날 것이라는 기대가 모였지만 대부분은 덕담을 주고받는 데 그쳐 아쉬움을 남겼다.

이낙연 후보는 추미애 후보를 지목해 추 장관이 법무장관 재임 시절 ‘추-윤 갈등’을 벌인 데 대해 “(최근) 윤 전 총장이 하는 것을 보니 추 후보에 대한 이해가 높아졌다”고 했고, 단일화 선언을 한 정세균-이광재 후보는 서로를 지목해 덕담했다. 다만, 지지율 선두를 달리고 있는 이재명 후보가 박용진 후보를 지목, ‘송곳 지적’을 해 눈길을 끌었다. 이 후보는 박 후보가 최근 ‘법인세 감면을 통해 투자를 확대하자’고 한 데 대해 “지금처럼 투자할 돈이 남아도는 시기에, 이자율이 0.5%여도 돈을 안 빌리는 시기에 가능하겠느냐”고 했다. 이후 기자들의 면접(70분)이 시작되자 미지근했던 분위기가 슬슬 달아올랐다. 언론의 공통질문에는 후보가 손을 빨리 드는 순서대로 3명까지만 답변하도록 했는데, 박용진 후보가 강력한 의지를 표해 발언 기회를 얻기도 했다. 현 정부에서 가장 실패한 정책이 무엇인지 묻는 공통질문에는 정세균·최문순·추미애·박용진 후보가 손을 들어 답변했다. 모두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대표적인 실패로 꼽았다. 그러면서 후보들은 “공공·민간을 합쳐서 280만호를 공급하겠다”(정세균), “저렴한 토지 임대부 주택 분양 정책을 내놓겠다”(추미애), “집 없는 사람을 어떻게 지원할지 고민하겠다”(박용진)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불거진 청와대 인사 검증 실패에 대한 질문에는 “제도적 보강이 시급하다”(이낙연)는 신중한 의견과 함께 김외숙 인사수석을 향해 “책임져야 한다”(박용진·양승조)는 지적이 나왔다. 박용진 후보는 특히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으려면 청와대가 (인사 관련) 모든 걸 쥐고 하는 방식이 적절하지 않다”며 장관에 부처 인사를 맡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국 사태’에 대한 입장을 묻는 말에는 후보 대부분이 손 들기를 꺼렸다. 손을 든 이광재 후보는 “검찰이 왜 개혁돼야 하는지를 반증한 것”이라고 말했고, 최문순 후보는 “조국 사태가 아니라 윤석열 사태다. 국민이 심판해야 한다”고 했다. 양승조·박용진 후보 정도만 “내로남불의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내로남불적인 위선에 대해서 국민이 민주당을 불신한다”고 발언했다.

청년 민심을 얻을 방법과 관련해서 이재명 후보는 “청년 문제는 우리 사회 불공정과 저성장 때문에 생긴 기회의 부족이 만든 문제”라며 인프라, 교육, 과학기술 등 “대대적인 투자를 통해 대규모 신산업을 만들고 일자리를 만들어 구조적인 청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했다. 이광재 후보는 “가상자산을 이해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양승조 후보는 “일자리, 주거 문제 해결”을 강조했다.

현재 국회에 발의된 평등법, 차별금지법 제도화에 가장 적극적 찬성 입장을 밝힌 것은 추미애 후보였다. 추 후보는 “(입법이) 때늦은 감이 있다. 여론조사를 해보니 찬성률이 압도적이다. 국회도 이를 받들어서 입법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했다. 이재명 후보는 “우리 사회 의식 수준에 비춰보면 상당한 논쟁을 하고 오해를 불식하면 사회적 합의에 이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이낙연 후보는 “민감한 논쟁이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피해가기 어렵다”며 “합의 처리를 위해서 농밀한 심의를 시작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대선을 앞두고 열린민주당과 합당이 필요한지 아닌지에 대한 후보들 간 의견은 엇갈렸다. “합당하는 게 정권 재창출에 도움이 된다”(정세균), “통합을 논의할 때가 됐다”(이낙연)는 의견이 있었지만 박용진 후보는 “지난 총선 때 약속한 길을 가야 한다”며 반대 입장을 냈다. 오히려 법안이 상임위원회를 통과하는 과정에서 열린민주당이 야당 몫으로 소위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입법 속도를 낼 수 있는 점을 짚었다.

의원실 내부에서 발생한 성폭력 사건에 대한 ‘2차 가해’ 논란에 휩싸인 양향자 민주당 의원의 출당 조치 필요성에 대해 박용진 후보는 “지도부가 과감하게 결심하고 출당 조치를 해야 한다”며 “내로남불이 4·7 재보선 패배 원인이었다”고 지적했다. 김두관 후보도 “단호한 조치”를 촉구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현직 강원지사인 최문순 후보가 ‘강원도 감자’가 담긴 바구니를 들고나와 후보들에게 일일이 감자를 나눠주면서 “미래 감자(이광재), 사이다 감자(이재명), 스마일 감자(정세균), 신사 감자(이낙연), 햇감자(박용진), 양반 감자(양승조), 이장 감자(김두관), 불량 감자(최문순)” 등 각 후보에 별명을 붙여줘 참석자들이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행사 프로그램에는 공명선거·성평등 실천에 대한 서약과 성평등 교육도 포함됐다. 오는 4일에도 ‘국민면접’ 행사가 예정돼 있다. 이때는 외부에서 섭외한 인사 3명이 면접관으로 나서 집중 질문을 하고 이를 지켜본 국민면접관 200명이 후보들을 평가해 점수를 매긴다. 권역별 합동토론회를 대신해 티브이 토론은 오는 3·5·6·8일 등 모두 네 차례 이상 열릴 예정이다.

노지원 기자 z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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