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형 전 감사원장 부부가 지난 17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석대사거리 동천교 인근에서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왼쪽)과 국민의힘 해운대구을 당원협의회가 마련한 환경미화 봉사활동에 동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에 입당한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서울 여의도에 사무실을 내고 공보 조직을 강화하는 등 대선 캠프 구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후발주자의 한계를 단기간에 극복하고, 야권 선두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차별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최 전 원장 캠프는 18일 캠프 이름을 ‘최재형 열린 캠프’로 정하고, 서울 여의도 국회 앞 대하빌딩에 사무실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대하빌딩은 고 김대중 전 대통령과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이 대선 때 사용한 ‘선거 명당’으로 불린다. 김기철 전 청와대 행정관을 공보팀장, 김준성 전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비서실 부실장을 메시지팀장으로 영입했고, 실무 지원 조직 위주의 ‘작은’ 캠프를 꾸릴 계획이다.
최재형 캠프는 ‘직접 소통’을 강조하고 있다. 여의도를 사무실로 정한 이유에 대해서도 캠프 쪽은 “‘민의의 전당인 국회와 가깝고, 국민을 대신하는 언론과 소통하기 용이한 곳으로 잡는 게 좋겠다’는 최 전 원장의 뜻에 따랐다”고 설명했다. 또 캠프 사무실에 기자회견 등 언론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별도 공간 마련도 검토하고 있다. 이는 기자들과 직접 소통을 최소화해 ‘전언 정치’라고 비판받고 있는 윤 전 총장을 겨냥한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윤 전 총장의 사무실은 광화문에 있다.
최 전 원장은 속도를 높여 이르면 이번주 대선 출마를 선언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최 전 원장 캠프 관계자는 “예비후보 등록을 마쳐야 본격적인 선거전에 뛰어들 수 있는 만큼 대선 출마 기자회견 일정을 앞당기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며 “최대한 빨리하려고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또 당내 의원들과 접촉면을 넓히며 지지세력을 다지는 데도 주력하고 있다. 최 전 원장은 지난 17일 김미애 의원의 지역구인 부산 해운대구를 찾아 당원들과 함께 쓰레기 줍기 봉사활동에 나섰다. 공직 사퇴 뒤 3개월간 잠행 끝에 독자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윤 전 총장과 달리, 국민의힘 조직을 활용해 낮은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차별화 행보로 해석된다.
장나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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