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욱 국방부 장관이 20일 오전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 브리핑룸에서 청해부대 34진 집단감염 사태와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방부가 청해부대 코로나 집단감염 사태 경과를 국회에 보고하는 문서에 “최단기간에 임무를 달성한 최초의 대규모 해외 의무 후송 사례”라며 장병 긴급 후송 작전에 대한 자화자찬을 늘어놓은 것으로 드러났다. 군 수뇌부를 향한 책임론이 커지는 상황에서 국방부가 ‘오아시스’라는 작전명을 공개하며 후송전 홍보에 열을 올리는 것을 두고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국방부가 20일 국회 국방위원회에 보고한 ‘청해부대 34진 긴급복귀 경과 및 향후 대책’이라는 제목의 4장짜리(표지 제외) 보고서를 보면, ‘청해부대 긴급복귀 관련 참고자료’라는 마지막 장은 ‘오아시스 작전’을 홍보하는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 긴급복귀 경과·주요 조치, 청해부대 34진 치료 및 관리, 문무대왕함 복귀 계획 등은 짧게 나열되어있는 반면, 네번째 장에 후송 작전을 소개하는 한 장 짜리 참고자료를 따로 만들어 ‘최초의 해외 긴급 의무후송 합동작전’, ‘최정예 임무단 편성’, ‘양국 국방부 장관 간 긴급 공조를 통해 현지 국가의 적극적인 협조 견인’, ‘짧은 준비 기간에 불구하고 대규모 인원 급파 가능’ 등 거창한 표현을 빼곡히 나열한 것이다.
특히 보고서의 마지막은 “금번 작전은 국가를 위해 헌신하는 해외파병장병들의 무사 복귀를 위해 민관군이 총력을 펼쳐 최단기간에 임무를 달성한 최초의 대규모 해외의무수송 사례”라며 자화자찬하는 문장으로 끝을 맺었다. 국방부의 수장인 서욱 장관이 이날 “국방부 장관으로서 무거운 책임을 통감하며 청해부대 장병 및 가족 여러분과 국민 여러분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고개를 숙인 것과 대조적이다. 국방장관의 사과 진의마저 의심케 할 정도다.
국민의힘은 수송작전 홍보에 열을 올리는 국방부를 겨냥한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한기호 사무총장은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감염된 장병들을 귀국시키면서 ‘오아시스 작전’이란 이름을 붙였다. 지금 오아시스 타령할 때인가”라며 “항공기가 출국하는데 장관이 나가 환송했다. 이게 환영할 일인가”라고 날을 세웠다. 국민의힘 소속의 한 국방위원도 <한겨레>에 “국민의 안전을 위해 꼭 알아야 하는 정보는 기밀이라며 하나도 제공하지 않으면서, 오아시스 작전은 작전명까지 공개해가며 홍보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고 꼬집었다.
장나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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