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정치 국회·정당

엄·근·진 이낙연, 사이다 화법 ‘콜라보’ 성공할까

등록 2021-07-21 08:59수정 2021-07-21 09:19

정치BAR_노지원의 팩트하우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출마선언 영상 화면 갈무리.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출마선언 영상 화면 갈무리.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지지율이 상승세입니다. 이낙연 캠프에서는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를 인용하며 이재명-윤석열-이낙연 후보가 ‘3강 구도’를 형성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출하고 있는데요. 이달초 예비경선 과정에서 치러진 티브이토론이 중요한 계기였습니다.

4차례나 티브이토론과 2차례 공개 국민면접에서 이 전 대표는 특유의 엄중·근엄·진지한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상대적으로 불안정했다는 평가를 받은 이재명 경기지사와 비교해 안정감을 줬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그의 엄·근·진 모드가 빛을 발한 겁니다. 지난해 당대표 당시 이 전 대표는 ‘엄중 낙연’이라는 별명을 탐탁지않게 받아들였다는데 지금은 어떨까요.

◎ 진행자 > 지지율 이야기했으니까 두 갈래로 나눠서 질문드리고 싶은데 첫째는 (이낙연) 후보님 같은 경우 한때는 40%까지 지지율이 나왔다가 쭉 빠지지 않았습니까? 첫 번째 질문은 그때 왜 빠졌다고 자가진단을 하셨어요?

◎ 이낙연 > 우선은 총리 때와 정치인 때는 사람들의 보는 잣대가 다르고 제가 하는 역할도 다르니까요. 당연하겠죠.

◎ 진행자 > 외람된 표현일 수 있겠습니다만 시중에 쓰는 표현이니까 그냥 인용하면 총리 때 국회 출석해서 답변하거나 이럴 때 사이다 발언 이런 거로 인상이 박혔었는데, 정치하시면서 뭔가 갑자기 엄중낙연이 됐다, 이런 얘기 많이 들으셨죠, 이것도 (지지율 하락의) 상당히 중요한 요인이었다고 보십니까?

◎ 이낙연 > 그렇겠죠. 특히 기자들이 말하지 않는 사람은 몹시 싫어하니까 생업을 방해하는 사람으로 간주하니까요. 그때 이유는 있었지만, 그 당시 저는 코로나 국난극복에 집중했으면 했었어요. 그런데 언론에 관심은 전당대회 출마 여부 그것만 관심을 가지니까 그런 걸 차단하고 싶었는데 그게 언론인들에게는 생업에 지장 주는 사람으로 돼 버린 거죠.

20일 <문화방송>(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 중

‘엄·근·진’이 지지율 반등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지만, 이 전 대표는 여전히 ‘엄중 낙연’ 이미지를 그다지 반기지는 않는 듯합니다. 매사 뚜렷한 입장 밝히기를 꺼렸던 점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지지율 하락의 요인이 됐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이 전 대표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그렇겠죠. 특히 기자들이 말하지 않는 사람은 몹시 싫어하니까, 생업을 방해하는 사람으로 간주하니까요.” 기자들이 각종 현안에 “엄중히 보고 있다”며 소극적으로 답변하는 이 전 대표를 ‘생업을 방해하는 사람’으로 간주해 싫어했고, ‘엄중 낙연’이라는 말을 만들어 냈으며 이것이 곧 지지율 하락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본인의 해석입니다. ‘엄중’ 별명이 얼마나 싫었으면 ‘생업 방해’라는 표현까지 나왔을까요? (관련 기사: ‘대선주자 1위’ 이낙연은 왜 항상 ‘엄중히’ 보기만 할까요?) (40%→26% 뚝…‘이러다 대표만’? 우려 커지는 이낙연)

하지만, 한번 더 생각해 봅시다. 이 전 대표의 지지율 하락에 영향을 끼친 것도 ‘엄중’이지만, 그를 최근 다시 상승세에 올려놓은 것도 ‘엄중’입니다. 신중함은 결정을 미루는 답답함으로 비치기도 하지만 때로는 품격 있는 태도로 소구할 때도 많습니다.

캠프 핵심 관계자는 <한겨레>와 통화에서 “한때는 ‘엄중 낙연’이라고 해서 후보가 조롱의 대상이 됐지만, 토론 등을 통해 타 후보와 비교가 되면서 국민이 대통령, 국가 경영을 하고자 하는 사람의 자세가 어때야 하는지 느끼고 있다”며 “이런 평소 자세가 역설적으로 균형감, 안정감으로 나타나 신뢰를 주는 요소가 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엄·근·진은 “이 전 대표의 삶의 방식”이라면서도 “다만 엄·근·진 하면서도 좀 더 명확하게 말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른 캠프 관계자 역시 <한겨레>에 “이 전 대표가 이제 엄·근·진을 받아들이고 그런 모드로 가야 하는 상황이 됐다”고 했습니다.

이에 이낙연 캠프에서는 엄·근·진 모드로 안정감을 유지하되 국무총리 재임 시절 보여줬던 ‘사이다 화법’도 확실히 구사하는 방식을 혼합하려는 전략을 짜고 있습니다. 이 전 대표도 이날 <문화방송> 인터뷰에서 “아침에는 커피가 낫고요. 저녁에는 맥주 한잔이 낫고 오후쯤에 사이다가 괜찮다 이렇게 생각한다”고 했습니다.

조만간 티브이토론 등 민주당 경선 일정이 확정될 예정입니다. 곧 시작될 본경선에서 이 전 대표가 엄·근·진과 사이다 화법을 어떻게 조합할지 주목됩니다.

노지원 기자 zon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정치 많이 보는 기사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1.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2.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3.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4.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5.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