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대선 경선 후보 간담회’. 연합뉴스
국민의힘 ‘8월 경선 버스’가 일단 11명을 싣고 시동을 걸었다. 이준석 대표는 ‘8월30일’을 경선 후보 등록일로 못 박으며 당 밖 대선 주자들을 압박했다.
김태호·박진·안상수·유승민·윤희숙·원희룡·장기표·최재형·하태경·홍준표·황교안 등 국민의힘 대선주자 11명은 29일 오후 2시 중앙당사에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서병수 경선준비위원장 등과 첫 간담회를 가졌다. 이 대표는 “8월 30일 우리 당 경선 버스가 출발하면 국민의 관심이 우리 당으로 향하고, 즐겁고 시너지 나는 경선이 되지 않을까 기대한다”며 “내년 3월에는 이 멤버가 꼭 다 같이 모여서 우리의 승리를 자축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 위원장도 8월23일 당 선거관리위원회 출범 및 8월30~31일 후보 등록 등 경선 일정을 확인했다.
이날 간담회에선 당 밖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한 견제가 본격화됐다. 김태호 의원은 “결과적으로 우려하는 건 계파정치 부활”이라며 “우리는 (친박-친이 계파정치로) 망한 경험이 있다. 특정 후보를 중심으로 이합집산하면 오합지졸이 된다”고 경고했다. 최근 당내에 빠르게 형성되고 있는 ‘윤석열 라인’에 대한 경계였다. 안상수 전 의원 또한 “장외에 계신 분이 우리 당 위원장들을 유인해서 확정해놓고 그날 ‘치맥 파티’를 했다”며 “진정성 없이 언론 이벤트를 만들려고 하는 데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 당과 국민을 능멸한 것”이라고 저격했다. 윤 전 총장이 지난 25일 국민의힘 소속 인사들이 합류한 캠프 추가 인선을 발표한 뒤 이 대표와 치킨집에서 만난 사실을 지적한 것이다.
반면 하태경 의원은 최근 부인과 관련된 논란이 벌어진 윤 전 총장을 방어하며 차별화를 꾀했다. 그는 “윤 전 총장 입당이 거의 기정사실인데 (윤 전 총장 아내를 비방하는) 벽화 같이 확인되지 않은 사실로 공격받을 때 여야 가릴 것 없이 방어하는 게 국격을 높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책통’ 후보들은 가치 경쟁을 강조했다. 유승민 후보는 “이번 대선에서는 문재인 후보가 출마를 안 한다. 우리가 반문, 정권심판 이것만 가지고는 대선에서 이길 수 없다는 것”이라며 “미래에 대해 구체적으로 국민께 희망을 줄 수 있는 그런 경선이 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윤희숙 후보도 “경선하는 과정에서 국민들이 ‘저 사람들한테 나라를 맡기면 뭔가 미래가 기대된다’는 마음이 들게끔 하는 게 우리의 목표”라며 “이번 경선은 정책 싸움, 비전 싸움, 담론 싸움으로 국민의 마음을 들어 올릴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입당 뒤 경쟁 후보들과 첫 공식 자리를 가진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국민에게 지지를 받아 정권교체를 하는 데 제가 가진 모든 역량을 쏟겠다”며 “경선 룰과 관련해선 드릴 말씀이 없다. 당에서 정해주는 대로 따르겠다”고 말했다. 복당 뒤 처음 당사를 방문해 경쟁자들을 만난 홍준표 의원도 결의를 다졌다. 홍 의원은 “새로운 당사에서 이준석 대표를 모시고 우리 당이 내년에는 정말로 잘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오는 1차 예비경선(컷오프)을 ‘100% 국민 여론조사’로 치러 오는 9월 15일 후보 8명을 압축할 계획이다.
배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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