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4일 오후 경기도 파주시 한 스튜디오에서 대선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대선 출마 선언식에서 구체적인 국정 현안 질문에 “준비된 답변이 없다”고 말해 ‘준비 부족’이라는 지적을 받은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답변을 잘 했으면 “감사원 있으면서 정치 준비 했나”라는 의심을 받았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정치 입문이 얼마 되지 않아 공부가 부족하다는 점을 솔직히 인정했다는 것이다.
최 전 원장은 5일 <시비에스>(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부족함이 있었다는 점은 솔직히 인정하지만, 감사원장 마치고 또 저희 아버님 장례 치르고 제가 정치에 입문한 지 한 20일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며 “그런데 거기서 제가 마치 구체적인 로드맵이나 정책 이런 거를 제시했다면 ‘저 사람 감사원에 있으면서 정치할 준비를 했나’ 이렇게 또 보시지 않았겠나. 앞으로 기대해달라”고 말했다. 최 전 원장은 또 “우리 참모들은 적당히 얼버무러거나 정치팀에서 준비한 답변 술술 외워서 말해도 된다고 했지만 제가 그렇게 얘기할 수는 없겠더라”며 “그래서 정확히 모르는 건 ‘제가 준비 안 됐다’ ‘모르겠다’ 이렇게 말씀을 드렸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전 원장은 전날 대선 출마 선언식에서 문재인 정부의 정책 비판에 집중하면서도 구체적인 정책이나 대안은 내놓지 못해 준비가 미흡하다는 비판이 나왔다. 최 전 원장은 ‘문재인 정부 대북정책에 비판적 입장을 가진 것으로 알고 있는데 한반도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구체적 로드맵이 있냐’는 질문에 “남북 대화와 통일을 위한 구체적 로드맵은 정치입문 얼마 되지 않아서 지금 말씀드릴 상황이 아니다”라고 답하고, ‘산업구조 재편을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준비된 답변이 없어서 이 자리에서 정확한 답변을 드리기 어렵다”고 답했다.
이날 방송에서 “남북 관계 로드맵이나 경제구조 개편에 대해서 한 번도 생각 안 해 보신 것 아니냐”는 진행자의 질문이 이어지자 최 전 원장은 “큰 틀에서 생각은 해 봤지만 자세히 그 자리에서 말씀드릴 정도로 제가 준비되어 있지 않아서 그렇게 말씀드린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제가 정치를 시작한 지 한 2, 3주밖에 안 됐는데 앞으로 남은 기간 동안 그동안 제가 쭉 살아오면서 알고 있었던 또 준비됐던 내용들을 정리해서 국민 여러분께 곧 말씀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연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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