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대선주자로 입당시킨 국민의힘을 향해 ‘불임정당’이라는 표현을 써 구설에 올랐다. 정치권에서는 ‘인권 감수성이 모자라는 발언’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송 대표는 5일 <와이티엔>(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윤 전 총장과 최 전 원장은 다 용병들이다. 자신들이 지금 공격하고 있는 문재인 정부에 의해 키워진 사람을 지금 데려다가 용병으로 쓰는 것”이라며 “국민의힘이 스스로 불임정당임을 자백한 꼴”이라고 말했다. 임신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을 비하한 표현인 셈이다.
강민진 청년정의당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장애나 질병을 부정적인 비유로 사용해선 안 된다는 것이 최소한의 인권 감수성 아니냐. 불임 운운하는 표현 역시 그 연장선상의 문제”라며 송 대표의 발언을 비판했다. 이어 “난임과 불임은 불명예가 아니다. 국민의힘을 비판하는 데 있어, 임신의 어려움을 겪는 여성의 몸이 비유되어야 할 이유가 무엇이란 말이냐”며 “누군가를 비하하지 않는 언어가, 대한민국 정치의 기본언어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윤 전 총장 쪽도 송 대표에게 사과를 요구했다. 김병민 대변인은 “공당에 대한 예의는 뒤로 하고, 대한민국에서 난임과 불임으로 고통받는 국민께 상처를 준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라며 “국민께 상처가 되는 정치인의 막말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며, 송영길 대표의 빠른 사과를 다시 한 번 촉구한다”고 말했다.
송 대표 쪽 관계자는 이날 <한겨레>에 불임정당 논란과 관련해 “유감이다. 앞으로 유의하겠다”고 말했다.
서영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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