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지사가 6일 오전 경기 수원시 팔달구보건소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2차 접종을 마친 뒤 취재진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경기지사가 ‘지사직을 활용한 불공정 경쟁’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지사직을 사퇴하라는 요구에 “만약 저에게 경선 완수와 도지사직 유지 둘 중의 하나를 굳이 선택하라고 하면 도지사직을 사수하겠다”며 완강하게 반응했다.
이 지사는 6일 경기 수원시 팔달구보건소에서 코로나19 백신 2차 접종을 마친 뒤 ‘이상민 선거관리위원장이 지사직 사퇴를 언급했다’는 기자들의 질문에 “선출직 공무를 지위나 권리로 생각하느냐, 책임으로 생각하느냐 차이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이 지사는 “도지사직은 도민 1380만께서 저에게 맡기신 책임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야지, 자기가 정치적으로 좀 불리하다고 해서 선거운동 많이 하겠다고 사퇴하는 게 말이 되겠냐”고 되물었다. 최근 당내에서 논란이 커지며 사퇴 권고도 나오자 ‘그럴 거면 경선을 포기하겠다’는 식으로 배수진을 친 것이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선거관리위원장인 이상민 의원은 전날 <시비에스> 라디오 인터뷰에서 “사실 이재명 후보가 지사직을 갖고 있지만, 마음은 콩밭에 가 있지 않으냐”며 “불공정 문제가 아니라 적절성 면에서 (지사직에서) 사퇴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른바 ‘지사 찬스’ 논란은 이 지사가 경기도에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을 검토하겠다고 하면서 본격적으로 불거졌다. 경기도 예산으로 경기도민의 표심을 사는 매표 행위라는 지적이었다. 민주당 대선주자인 김두관 의원은 지난 1일 페이스북에 “6명 후보 중 유일한 현직 도지사가 집행권을 무기로 돈을 풀겠다는 게 ‘공정경선’에 해당할 수 있냐”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낙연 캠프 정무실장을 맡고 있는 윤영찬 의원도 지난 4일 “이 지사의 캠프에 도 공무원과 산하단체 유관기관에서 이 지사를 지지했던 분들이 많이 들어가 있다. 조직적으로 봤을 때 도정과 캠프가 분리돼있지 않다”며 “불공정 경선의 여지가 충분히 있다”고 거들었다.
선거법상 이 지사는 대선일 90일 전까지 도지사직을 유지할 수 있다. 이 지사 쪽은 “도지사직을 유지하면 지역 유세에도 한계가 있고 손해가 많다”고 주장하며 “책임 차원에서 당장 그만둘 수 없다”고 설명하고 있다. 캠프 관계자는 “과거에는 오히려 경기지사가 ‘대권 무덤’이라는 말까지 있었다. 이인제·손학규·김문수·남경필 전 지사 모두 실패하지 않았냐. 현재 이 지사가 1위를 달리는 후보라서 프리미엄처럼 보이지만, 지금까지 지사직 유지는 ‘핸디캡’으로 보는 시각이 더 많다”고 말했다.
서영지 홍용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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