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관광공사 사장 후보자로 내정된 황교익씨. 연합뉴스
경기관광공사 사장 후보자로 내정된 황교익씨가 19일 오후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민주당 재집권을 위해 거취를 고민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내일 오전까지 입장을 정리하여 올리겠다”고 추가로 밝혔다.
그는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방송 등에서 강경한 태도를 굽히지 않았으나, 몇시간 뒤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전화를 받고 마음을 누그러뜨린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이재명 캠프 내부에서는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를 향한 황씨의 발언이 선을 넘었다며 자진사퇴 요구가 공개적으로 나왔다. 다음은 황씨와의 일문일답.
-거취 얘기가 계속 나온다.
“다음 주까지 진지하게 고민할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경선 과정에서도 제가 관광공사 사장되는 걸 이렇게 심각하게 공격하는데, 이 지사가 민주당 대선후보가 되면 제가 관광공사 사장으로 앉아있는 걸 야당에서 가만히 두겠냐. 지금은 야당에서 내부싸움이 좋다고 관전만 하고 있지만, 내부 경선 끝나면 상황이 달라진다. 그러면 (나도) 제대로 경기관광공사 사장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할 테니 거기에 대해 고민이 있다. 저 혼자 가서 일하겠다는 의지와 상관없이 상황이 이렇게 될 게 뻔한데 고민이 깊다. ”
-논란 이후 이재명 지사가 따로 전화 왔나
“안 왔다. 사실 데면데면 사이다. 친하기로는 다른 정치인과 더 친하다.”
-이해찬 전 대표가 전화를 했다는데.
“위로의 취지로 얘기했다. 민주당에서는 제가 문재인 정부를 지지하면서 겪었던 일을 잘 안다. (그런데도) 중단 없이 문재인 정부를 계속 지지하고, 또 제가 얼굴이 알려져 있으니까 선거운동에 많이 동원됐다. (이번 일로) 민주당에 대한 섭섭함이 생겼을까봐, 민주당 원로로서 이 전 대표가 오늘 오후 전화를 하셨다. 고마웠다.”
-이 전 대표가 거취 관련해서 조언을 했나?
“그렇지는 않았다. 정치적으로 깨어있는 분들은 개인의 일은 개인의 선택으로 밀어두고, 거론도 논의도 안 한다. 대부분 그렇다.”
-야당이 공격할 걸 대비해서 거취 고민하겠다는 취지인 건가
“그렇다. 민주당 재집권 위해 움직여야 하니까. 그 입장에서 고민해보고 있다.”
-이재명 지사 쪽이 황 내정자 때문에 부담 느낀다는 지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이재명만이 아니라 민주당 전체에 대한 부담이다. 이재명 따로, 누구 따로 생각해본 적 없다.”
-‘이낙연 정치생명 끊겠다’는 발언은 심하다고 생각 안 하나
“그렇지 않다. 친일은 최고의 막말이다. 10년 전만 하더라도 빨갱이가 최고의 막말이었다. 하지만 대북관계 좋아지니까 (이제는) 친일이 최고의 막말이다. 친일이라는 딱지를 붙이는 건 직업 생명을 끝내겠다는 것이다. 친일 딱지 붙여서 정상적인 사회생활이 가능하겠냐.”
-이재명 지사 말고 캠프 쪽에서 연락 왔나
“(캠프에) 아는 사람 많다. ‘고생이다’ ‘적당히 해야 하지 않을까’ 걱정들이었다”
-입장변화가 생겼다고 봐도 되냐
“그렇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