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지난 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홍준표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이 김재원 최고위원의 사퇴를 요구하며 협공에 나섰다. 김 최고위원이 ‘김종인 모시기’ 등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게 유리한 입장을 대변하며 당 지도부로서 공정 선거관리 의무를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다.
홍 의원은 26일 <시비에스>(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지난 총선에 떨어지고 친박들이 뭉쳐서 최고위원을 만들어줬는데 (김 최고위원이) 지금은 아마 대구시장을 노릴 것”이라며 “유력 후보 진영에 앞장서서 그렇게 활동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밝혔다. 홍 의원은 또 “(김 최고위원은) 당에 해악을 끼쳐 대선 경선뿐 아니라 본선에서도 치명적으로 당을 힘들게 할 것”이라며 “징계를 해서라도 김 최고위원의 입을 막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전날 홍 의원은 당에 김 최고위원 징계 요청서를 제출했다. 김 최고위원은 지난 21일 한 유튜브 방송에서 홍 의원에 대해 “당선 가능성이 별로”라고 평가해 논란이 일었다. 홍 의원은 이날 ‘국민약속 비전발표회’가 끝난 뒤에도 “김 최고위원은 ‘입 사고’를 많이 쳤다. 내년 대선 전인 3월 9일까지 입을 묶어놨으면 한다”고 말했다.
유 전 의원도 25일 <문화방송>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김 전 최고위원을 향해 “윤석열 후보의 꼭두각시 비슷하게 역할을 하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 등) 어른을 모셔와야 한다”는 김 최고위원의 과거 발언을 두고 “이는 비상대책위원회를 한다는 뜻이고 비대위를 한다는 건 당대표가 사퇴하는 것”이라며 “이런 식으로 윤석열 후보와 가까운 캠프 인사나 대리인들이 당 지도부를 흔들기 시작하면 갈등을 걷잡을 수 없다”고 언급했다. 유 전 의원은 김 최고위원의 의견이 윤 전 총장 캠프에 전달됐을 가능성을 제기하며 “(김 최고위원이) 그런 식으로 행동하면 당 지도부에서 물러나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김 최고위원은 지난 19일 당 지도부와 대선주자 갈등이 깊어지자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 도움을 받지 않고 대선을 치렀으면 하는 마음이 있었는데 최근 생각이 바뀌었다”며 ‘김종인 역할론’을 띄웠다.
배지현 기자 beep@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