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심상정 의원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대선출마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국가의 시대, 시장의 시대를 넘어 시민의 시대를 열겠다”며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심 의원은 29일 유튜브를 통해 공개한 대선 출마 동영상에서 “민주화 이후 국민들이 산업화, 민주화 세력에게 번갈아 기회를 줬지만 정치가 시장권력을 지원하는 데만 매달리고, 생명보다 이윤을 앞세운 기업문화를 옹호했고, 경제 논리를 내세워 번번이 재벌총수들의 불법에 면죄부를 줬다”며 “이제 시장의 시대는 끝내야 한다”고 밝혔다.
심 의원은 “심상정 정부는 노동자, 하청기업, 대리점과 가맹점 등 시장 안의 모든 약자들에게 시장 기득권에 맞설 수 있는 단결권을 부여하겠다”며 “고용 관계를 기준으로 하는 현행법을 폐기하고 모든 일하는 시민들에게 동등한 권리를 부여하는 신노동법을 추진하겠다”고 공약했다. 그는 “일할 권리, 단결할 권리, 여가의 권리 신노동 3권을 보장하겠다”고 다짐했다.
심 의원의 대선 도전은 이번이 네번째다. 정의당 후보 가운데 인지도가 가장 높다는 면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그만큼 참신성이 떨어진다는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 새로운 비전을 제시해야 할 뿐 아니라 지난 총선 패배에 대한 책임론도 극복해야 한다. 심 의원은 이날 ‘줌’ 회의 방식으로 연 대선 출마 선언 기자간담회에서 “정의당에는 두가지 과제가 있다”며 “하나는 작년 거대 양당에서 좌초된 정치개혁을 어떻게 되살려서 향후 정치적 전망을 살리느냐이고 또 하나는 노회찬, 심상정에 이은 명실상부한 리더십을 확고히 세우는 것”이라고 했다. 다만 총선 패배에 대한 책임론에 대해선 “성과를 못 낸 책임은 제가 대표를 사임한 것으로 당원들에게 동의를 구했다”며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정말 ‘영끌’해서 만들었는데 거대 정당들이 담합해서 판을 엎었다”고 말했다.
경선 판세는 ‘2강 2약’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인지도가 높은 심상정 의원, 이정미 전 의원이 양당 구도를 형성한 가운데 조만간 대선 출마 선언을 할 황순식 전 경기도당 위원장과 김윤기 전 부대표가 추격하는 구도다. 정의당 관계자는 “심상정, 이정미 후보의 경우 인지도가 있는 반면, 당대표로 일했기 때문에 더는 상상력을 불러일으키기 쉽지 않다. 다른 두 후보가 그런 점을 어떻게 보여줄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라며 “심 후보에 대한 지지가 높겠지만, 이정미 후보가 이를 얼마나 따라잡느냐에 따라 역전의 드라마를 쓸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노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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