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27일 오후 강원 춘천시 동면 G1 강원민방에서 열린 강원지역 합동토론회에 참석해 토론 준비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윤석열, 원희룡, 유승민, 홍준표 후보. 연합뉴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 체포영장 기각된 사람(손준성 검사)에 대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건 저도 27년 법조 생활 중 처음 보는 건데 전체적 과정에 대해 어떻게 보십니까?
원희룡 전 제주지사: 구체적으로 뭘 물어보는지 모르겠지만, 왜 저한테 물어보는지 모르겠습니다. (중략) 말씀하신 부분에 대해 각론에 대해 잘 모르겠고, 총론 부분에서 부당한 부분에 맞서 잘 이겨내시길 바랍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여권 실세가 공수처에 “국민의힘 경선 전에 (손 검사를) 구속하라”고 한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합니까? 우리 당에 대한 경선 개입 아닙니까?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 정책토론하자고 할 때는 언제고. (중략) 본인이 수사할 때는 정당한 수사이고, 본인이 수사 당할 때는 정치공작이라고 하는 건…
27일 강원 춘천시 <지원(G1) 강원민방> 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선 경선후보 8차 티브이(TV)토론회에서 윤석열 후보는 ‘고발 사주’ 의혹 수사의 부당함을 주장했지만 다른 주자들은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부당한 수사로 보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윤 후보의 질문에 다른 후보들은 “그걸 왜 나한테 묻는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윤 후보는 주도권 토론 시간의 대부분을 할애해 ‘고발 사주’ 수사의 부당함을 강조했다. 윤 후보는 “공수처는 (손준성 검사에 대한) 체포영장이 기각됐는데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저도 27년 법조생활 중 처음 보는 건데”라며 이에 대한 입장을 묻자 원희룡 후보는 “왜 저한테 물어보는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윤 후보가 “고발장 작성자를 특정하지 못해서 성명불상자라고 작성하고, 손 검사로 하여금 영장실질심문에 응하게 한 것 자체가 (공수처가) 직권남용을 한 것 아니냐”고 거듭 물었지만, 원 후보는 “잘 모르겠다”고 짧게 답했다. 원 후보는 이어 윤 후보의 국정농단 수사를 겨냥해 “윤 전 총장도 ‘경제적공동체’니, ‘직권남용의 확장 적용’이니 그렇게 우리나라 죄형법치주의에 있어서 매우 근본적 논쟁의 중심이 되시기 때문에 저한테는 묻지 말아달라”고 응수했다.
비슷한 취지의 질문에 홍 의원은 “딱하다고 생각한다. 여기는 대선 토론장”이라며 윤 후보가 원하는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홍 의원은 이어 “본인이 수사할 때는 정당한 수사고, 본인이 수사 당할 땐 정치공작이라고 하는 건가”라고 쏘아붙였다.
홍 후보와 원 후보 간 ‘수소 전쟁’도 이어졌다. 원 후보가 “탄소세에 대한 입장을 밝혀달라”고 하자, 홍 후보는 “왜 장학퀴즈처럼 묻나”, “질문을 야비하게 한다”, “대답하지 않겠다”며 질문 자체를 봉쇄했다. 지난 18일 토론회에서 원 후보의 수소경제 관련 질문에 홍 후보가 “수소가 H₂O 아닌가”라고 잘못 대답하면서 붙었던 ‘수소 공방’의 후속이었다. 원 후보가 “본선 토론도 그렇게 할 거냐”고 묻자 홍 후보는 “본선에 가서는 제가 훨씬 잘한다. 당내 경선이라 제가 제대로 안 하고 있는 것이다. 묻는 것도, 참. 어떻게 토론을 그렇게 하냐”며 언성을 높였다. 원 후보는 제한 시간이 지나 꺼진 마이크에 대고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오연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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