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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정진상, 유동규 압수수색 직전 통화…이재명 “나중에 들었다”

등록 2021-11-04 20:47수정 2021-11-05 02:35

최측근 정 부실장 “언론보도 확인차…잠 덜 깨 5분도 통화 못해”
원희룡 “통화자 1명 더 있다” 심상정 “떳떳하다면 특검 수용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4일 ‘주식시장 발전과 개인투자자 보호를 위한 간담회'에서 참석하기 위해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 도착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4일 ‘주식시장 발전과 개인투자자 보호를 위한 간담회'에서 참석하기 위해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 도착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최측근인 정진상 선거대책위원회 비서실 부실장은 4일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의 통화에 대해 “언론보도를 확인해야 하는 위치에 있어서 전화한 게 전부”라고 <한겨레>에 밝혔다. 이재명 후보는 그간 유 전 본부장이 측근이 아니라고 부인해왔으나, 핵심 측근인 정 부실장이 유 전 본부장이 지난 9월29일 압수수색을 받기 직전 먼저 전화를 건 사실이 드러나자 이 후보 쪽은 곤혹스러운 모습이다. 이 후보는 통화 사실을 나중에 들었다고 했다.

정 부실장은 이날 <한겨레>에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5분도 채 통화하지 못했다. 잠에서 덜 깬 것 같아 나중에 통화하자고 했다”며 이렇게 밝혔다. 그는 “언론에 난 것도 확인도 못 하고 잠 좀 깨고 나중에 통화하자고 한 게 전부다. 압수수색 사실은 전혀 몰랐다”고 해명했다.

유 전 본부장은 이에 앞서 검찰수사가 본격화된 9월 초 전화번호를 바꾼 뒤 정 부실장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을 믿어달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고 한다. 당시 그는 기존에 쓰던 전화번호를 바꿔 ‘잠적설’이 나돌던 때였다. 정 부실장은 “언론보도를 해명하려고 (유 전 본부장이) 전화했고 억울하다 자신을 믿어달라고 했던 거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유 전 본부장과의 통화사실이 드러나자 입장문을 내어 “당시 녹취록이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되는 상황에서, 평소 알고 있던 유 전 본부장의 모습과 너무나 달라 직접 확인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통화했다”며 “통화에서 유 전 본부장에게 잘못이 있다면 감추지 말 것과 충실히 수사에 임할 것을 당부했다”고 밝혔다.

정 부실장은 ‘유 전 본부장과 가까운가’라는 질문에는 “많은 산하기관 사람 중 한 명”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유 전 본부장이 전화번호를 바꾼 뒤에도 전화를 먼저 걸어온데다, 정 부실장이 ‘공교롭게도’ 유 전 본부장이 압수수색을 받기 직전 전화를 건 만큼 둘의 관계와 통화내용 등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된다. 유 전 본부장은 압수수색 당일 문을 잠근 채 검찰 수사관의 진입을 막고 휴대전화를 창문 밖으로 집어던진 바 있다. 정 부실장과의 통화사실을 숨기기 위해 폐기를 시도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

이재명 후보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정 부실장이 유 전 본부장 압수수색 직전 전화한 사실에 대해 “그날 통화한 것은 나중에 들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둘의 통화 사실에 대해 공개적 언급은 하지 않았다. 이 후보는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간담회를 마친 뒤 ‘정진상-유동규 통화’에 대한 입장을 질문받았으나, 답변을 하지 않은 채 행사장을 떠났다.

이 후보 쪽에선 당황스러운 기색이 역력하다. 이번 통화 사실로 대장동 의혹이 화살이 이 후보에게 집중될까 우려하는 모습이다. 이 후보 쪽 관계자는 “우리 입장에서는 이 후보가 돈 받은 것도 아니고 연결고리가 없다고 하지만, 국민들 보기에는 이 후보에게 대장동 관련한 부정적 이미지가 더 커질 수 있어서 걱정”이라고 말했다. 선대위 지도부의 한 의원도 “이 후보랑 가장 가까운 정 부실장이 유 전 본부장과 통화했다고 하니, ‘둘 사이에 뭐가 있느냐’고 국민들이 오해할까봐 그 부분이 우려된다”고 했다. 이 후보는 지난달 20일 국정감사에서 “유 전 본부장이 압수수색 당시에 자살한다고 약을 먹었다고 한다”고 말한 것과 관련해 <한겨레>에 정 부실장이 아닌 “참모를 통해 기자에게 전해 들은 얘기”라고 답했다.

이런 가운데 이 후보의 복심과 유 전 본부장 통화 의혹을 가장 먼저 제기했던 국민의힘 원희룡 대선 예비후보는 이날 <시비에스>(CBS)에 출연해 “(정 부실장 외에도 통화한 사람이) 한 사람 더 있다”고 주장했다. 원 예비후보는 이날 <시비에스> 라디오에서 “(이 후보의) 복심급”이라면서도 ‘통화한 사람이 누구냐’는 질문에는 “제가 직접 확인해줄 수는 없다. 실명을 이야기하는 순간에는 증거를 대야 한다”고 말을 아꼈다.

야당도 이 후보에 대해 특검을 받아들이라며 공세수위를 높였다. 전주혜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이제 검찰 수사의 칼끝은 이 후보를 향해야 한다”며 “이 후보의 핵심 측근인 유동규씨가 압수수색 직전에 또 다른 핵심 측근인 정 부실장과 통화했다는 것은 무엇을 뜻하는가”라고 말했다. 정의당 심상정 대선 후보도 “이제 대장동 4인방이 구속된 만큼 이재명 후보의 직무유기와 배임 의혹 규명을 위한 수사만 남았다”며 “이 후보는 떳떳하다면 특검을 수용해야 한다. 이 후보의 결자해지를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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