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민주당 정당쇄신, 정치개혁 의원모임'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가 인재영입위원회까지 띄우고 수혈에 나섰지만 ‘구인난’에 허덕이고 있다. ‘원팀 선대위’ 구성 뒤 외부인사를 끌어들여 개방형 조직으로 확장하려 했던 민주당의 구상에도 차질이 빚어졌다.
민주당 대선 선대위에 사람이 모이지 않는 이유는 이재명 후보의 정체된 지지율 때문이다. ‘이름만 대면 알 만한’ 20~30대 기업 대표를 다수 접촉했으나 모두 선대위 합류를 거절했다고 한다. 선대위 청년본부 관계자는 “2017년도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누가 봐도 당선되는 분위기였는데 이번은 박빙이지 않냐. 사업하는 분들 입장에서 확실한 투자처가 아니면 투자를 안 하지 않겠냐. 하이 리스크인데 누가 선뜻 합류하겠냐”고 말했다. 이 후보의 우세를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생업을 포기할 각오를 하고 ‘베팅’할 사람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얘기다. 선대위 핵심 관계자도 “2030 여성, 소상공인·자영업자 등 특화된 분야나, 과학자 등 전문가들을 신속하게 보강하는 것을 목표로 했는데 영입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이번 선거는 여야 싸움이 격렬하고, 네거티브 선거가 돼가고 있어 과거와 달리 전문가들이 정치를 많이 피하고 있다”고 말했다.
범여권 결집을 위해 이재명 후보가 띄운 ‘당내 대사면 카드’도 반향이 없다. 무소속 이용호 의원과 정동영·김관영 전 의원 등이 포용 대상으로 거론되지만, 이는 호남 지역 향후 공천 문제와도 연관돼있어 현역 의원들은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호남 지지 기반 확대를 위해 최근 이용호 의원을 만나 영입을 제안하기도 했다.
이렇게 선대위의 인재 영입이 지지부진하자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의 등판론이 공공연하게 퍼지고 있다. 선대위 상임고문으로 2선으로 물러선 듯한 이 대표가 전면에 나서서 선대위를 다잡고 이끌어가야 한다는 게 ‘이해찬 등판론’의 핵심 논리다. 지난 17일 이 후보와 이 전 대표가 회동하면서 이런 추측에 힘이 실리기도 했지만 선대위 핵심인사들은 한목소리로 이를 일축했다. 선대위 핵심 관계자는 18일 “이 전 대표를 전면에 세우면 ‘올드’하다는 인상을 강하게 주지 않겠냐”며 “자꾸 이 전 대표 얘기를 꺼내니까 답답해죽겠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이 전 대표가 지금처럼 후견인과 자문 역할을 해주는 게 제일 좋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당의 원로인 유인태 전 국회사무총장도 이날 <시비에스>(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대선 때는 중도 확장을 하려고 하는데 중도 확장은 이해찬 전 대표의 주특기가 아니다”라며 “9년 전 (대선 때) 문재인 후보가 박근혜 후보한테 지던 그때도 별로 대선에 도움 안 된다고 (당 대표를 하다) 중도 사퇴했던 사람을 뭘 또다시 전면에 내세우겠느냐”라고 말했다.
서영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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