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28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주한미상공회의소(AMCHAM) 간담회에 참석해, 제임스 김 주한미상공회의소 회장과 인사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8일 공개 토론회에서 경쟁자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중범죄가 확정적인 후보”라고 지칭해 논란이 일고 있다. 그는 “한국 청년 대부분이 중국을 싫어하고, 중국 청년 대부분도 한국을 싫어한다”고 단정하는 실언을 하기도 했다.
윤 후보는 이날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이재명 후보를 겨냥해 “중범죄가 확정적인, 다른 변명의 여지가 없는 이런 후보와 국민들 앞에서 미래비전 얘기하는 것으로써 물타기하려는 정치 공세적 토론 제의를 받아들인다는 건 야당 후보로서 취하기 어려운 태도”라고 말했다. 윤 후보 자신도 고발 사주 의혹 등으로 수사선상에 올라 있는 상황인데도 이 후보를 대장동 개발 의혹에 연루된 ‘중범죄자’로 단정한 것이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부적절한 발언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상대 후보를 중범죄자 후보자라고 칭한 것은 부적절했다”며 “과거 2007년 대선 당시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가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에게 ‘나란히 앉아 토론한다는 것이 창피하다’고 말했다가 엄청난 후폭풍을 맞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송평수 민주당 선대위 대변인은 “윤 후보는 검사가 아니라 제1야당의 대선 후보다. 그런 분의 입에서 다시 검사로 되돌아간 것처럼 상대 후보를 ‘확정적 범죄 혐의자’로 간주하고 직접 수사라도 할 것처럼 구는 오만한 태도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이날 중국 혐오 발언을 하기도 했다. 그는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주한미상공회의소 간담회에서 “현 정부가 중국 편향적인 정책을 써왔지만, 한국 국민들, 특히 청년들 대부분은 중국을 싫어한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엔 그렇지 않았는데 중국 사람들, 중국 청년 대부분이 한국을 싫어한다”고 덧붙였다.
문재인 정부의 어떤 정책이 중국에 편향적이었으며, 그 정책이 어떤 이유로 한국과 중국 국민들의 사이를 멀어지게 했는지 구체적인 설명은 없었다. 이에 강선아 민주당 선대위 대변인은 “1일 1망언도 부족해 이제 국경을 넘는 망언까지 한다. 용감한 것인지 무지한 것인지 구분이 되지 않는다”고 논평했다.
윤 후보는 ‘미국은 한국과 일본이 서로 협력하고 지역 안보를 위해 협력해주는 게 중요하다’는 지적엔 “한-일 관계의 경우, 관계가 나빠질 정도가 아니고 ‘관계가 없다’고 할 정도”라며 “이 정부가 역사와 이념을 갖고 과도하게 폭파시켰다고 봐야 할 정도로 도대체 있을 수 없는 태도를 취해오다 보니 여기까지 왔다”고 말했다.
김해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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