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건 전 총리는 15일 ‘침묵’했다. 열린우리당의 초선 의원 27명이 ‘고건씨’라고 지칭하며 “이 나라 정치 지도자로서 자격이 있느냐”고 다그쳤지만 일언반구도 하지 않았다.
그의 한 측근은 “열린우리당 초선 의원들의 성명서를 보고드렸으나 아무런 말씀이 없었다”고 전했다. 고 전 총리 쪽은 이번 사안의 경우, 대꾸하지 않는 편이 현명하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 어떤 식으로든 반응을 하는 것 자체가 성명을 낸 초선 의원들의 의도에 말려들 수 있다는 속내도 엿보인다.
이 때문인지 측근들도 구체적인 논평을 삼가는 등 말조심을 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한 측근은 “굉장히 민감한 사안이어서 뭐라고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다른 측근은 “고 전 총리가 열린우리당 내부의 여러 가지 의견 가운데 한 가지 정도로 참고하실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초선 의원들의 ‘무임승차론’에 대해선 일부 섭섭함을 내비쳤다. 한 참모는 “고 전 총리가 5·31 지방선거에 나서는 후보들 가운데 인연이 있는 이들에 대해선 소극적인 차원에서라도 지지 의사를 밝히지 않겠느냐”며 “일부 후보들에게 ‘잘 해줬으면 좋겠다’는 정도의 언급을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임석규 기자 sk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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