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대전시장 후보를 놓고 염홍철 시장과 경쟁해온 권선택 의원이 27일 전격 탈당하면서 열린우리당의 5·31 지방선거 전략이 밑동부터 흔들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열린우리당이 강세 지역으로 평가해온 전북에서 강현욱 지사가 불공정 경선 시비 끝에 경선 불참을 선언하고 탈당을 저울질하는 상황에서 또다른 우세지역으로 손꼽혔던 대전에서 현역 의원이 탈당을 결행했기 때문이다.
권 의원은 탈당 기자회견에서 “대전시당이 시장 공천 과정에서 특정인을 밀어주기 위해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야합과 일방적인 편가르기를 자행했다”며 “원칙과 상식이 통하지 않는 열린우리당을 탈당한다”고 말했다. 자신은 시장 후보 경선을 요구했지만, 대전시당이 염홍철 시장을 경선 없이 공천하려 해 탈당한다는 것이다.
열린우리당은 권 의원을 거세게 비난하며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우상호 대변인은 “권 의원은 지난 17대 총선 당시 유력한 경쟁후보였던 박영순씨와 경쟁 구도가 형성되자 전략공천을 해 달라고 간청했고, 결국 전략공천을 받았던 사람”이라며 “경선을 하지 않는 게 개혁성 후퇴라며 탈당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어쨌든 권 의원 탈당의 여파로 충남지사에 오영교 전 행자부장관, 충북지사에 한범덕 전 정무부지사, 대전시장에 염홍철 시장을 후보로 내세우려는 열린우리당의 ‘충청권 3각 벨트’ 전략이 타격을 입게 됐다. 권 의원이 국민중심당 후보로 대전시장 선거에 출마할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여당의 전열에 흠집이 생기게 됐기 때문이다.
김창수 대덕구청장 등 공천에 반발하는 인사들의 추가 탈당 움직임도 고민이다. 국민중심당이 이들을 영입해 세력확장을 꾀할 경우 하부 조직까지 흔들리기 때문이다. 열린우리당으로선 이래저래 난감한 상황인 것이다.
신승근 기자 sk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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