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의원들이 20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 도중 후반기 국회 상임위 배정표를 주의깊게 살펴보고 있다. 김종수 기자 jongsoo@han.co.kr
기피 1순위 법사위 ‘강제배정’
일 많고 변호사 못해…인기 바닥
여 위원장 가까스로 ‘교통정리’
일 많고 변호사 못해…인기 바닥
여 위원장 가까스로 ‘교통정리’
국회는 20일 본회의를 열어, 17대 국회 후반기를 이끌어 갈 19개 상임위·특위 위원장을 선출했다. 교섭단체들이 국회 의석수에 맞춰 나눠갖는 관행에 따라, 열린우리당이 11개, 한나라당이 8개 위원장을 각각 맡았다.
한나라당이 전날 위원장을 결정한 것과 달리, 열린우리당은 자리를 놓고 진통을 겪다가 이날 본회의 시작 4시간 전에야 가까스로 인선을 마무리지었다.
한나라당이 거의 ‘3선 위원장’ 체제인데 반해 열린우리당은 ‘재선 위원장’을 전면 등장시킨 것이 특징이다. 표 참조
열린우리당에선 참여정부 장관직, 전반기 상임위원장, 주요 당직 등을 거친 사람은 배제한다는 원칙에 따라, 3선 의원 상당수가 위원장 자리를 ‘양보’했다. 그 결과 박병석·김성곤·유인태·조배숙·김태홍 등 재선 의원들이 상임위원장에 뽑혔다. 전반기 끝무렵에 상임위원장을 맡아 유임된 이호웅·이강래 의원까지 합하면 재선 위원장은 모두 7명이다.
다만, 전반기 때 윤리특위위원장을 지낸 3선의 김원웅 의원은 천정배 원내대표 시절에 후반기 상임위원장을 ‘약속’받았다는 점이 배려돼, 통일외교통상위원장으로 인선됐지다. 대신 임기는 1년만 하기로 했다. 신기남 정보위원장도 1년만 위원장직을 맡는다는 전제 아래 연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성은 조배숙(문화관광위), 문희(여성가족위), 김명자(윤리특위) 의원 등 3명으로, 전반기와 수가 같다.
상임위 배정의 경우, 여야를 막론하고 ‘3D 상임위’ 기피 현상이 여전해 ‘강제징집’으로 배정이 이뤄졌다. 기피 1순위인 법제사법위에 배정된 여야 의원들은 ‘예결위원 또는 정보위원 겸임’이라는 ‘당근’을 받았다. 특히 열린우리당은 법조 출신 법사위원 5명을 정기국회가 끝나면 다른 상임위로 바꿔주기로 했다. 그런데도 여당 몫 정원(8명)이 채워지지 않아 이용희 국회부의장이 자원해 수를 채웠다. 법사위는 일이 많은 데다, 지난해 국회법 개정으로 법사위원들이 변호사 활동을 할 수 없게 되자 기피 대상이 됐다.
쌀 협상 비준안과 비정규직 관련 법안 등 민감한 현안이 있는 농림해양수산위와 환경노동위도 기피 현상이 뚜렷했다.
이지은 기자 jieuny@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