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이 이번주 초 당직을 개편한다.
김 의장과 가까운 여권의 한 중진 의원은 2일 “김 의장이 취임 이후 5·31 지방선거 출마자 면담, 청와대 회동, 의원 워크숍 등으로 당장 급한 불은 껐다”며 “이제 김 의장이 제대로 일을 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기 위해 이번주 초 당직을 개편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열린우리당 안팎에서는 김 의장이 지방선거 참패 직후인 지난달 9일 당헌당규 개정 등 막강한 권한을 위임받은 비상대책원회 의장에 취임했지만, 내분 차단에 무게를 둔 화합형 인선 원칙이 비대위 구성에 적용돼 제 색깔을 내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았다. 최근 김 의장의 일부 측근들도 “비상대책위원회는 ‘김 의장 견제위원회’라 마음껏 뜻을 펼칠 수 없다”며, 당직 개편 필요성을 제기했다고 한다. 김 의장이 ‘독배’를 마시는 심경으로 여당을 살리겠다고 나선 만큼 당 사무처 등에서 그를 실질적으로 뒷받침할 인적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는 논리다.
당내에선 일단 사무총장, 전략기획위원장, 홍보위원장 등이 교체 대상으로 꼽힌다. 염동연 사무총장은 이미 사의를 표명했고, 이광재 기획위원장은 지방선거 패배의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김부겸 홍보위원장은 상임 비대위원 7명 가운데 한 사람이어서 위원장직을 겸하기 어렵다.
새 사무총장 후보로는 원혜영, 이호웅, 김영춘 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으며, 원 의원의 기용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2007년 대선까지 관통하는 여당의 전략·전술을 수립하고, 당의 중·장기 홍보전략을 책임질 핵심 당직인 전략기획원장과 홍보위원장에는 당내 전략통으로 손꼽히는 이목희, 민병두, 최재천 의원이 검토되고 있다. 그동안 김 의장을 내밀히 보좌해온 이인영 의원의 이름도 나온다.
신승근 기자 sk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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