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독일 방문해 정당체제 살펴봐…여당 진로 관련해 눈길
노무현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안희정(42)씨가 열린우리당의 ‘친노직계’ 의원들과 함께 유럽을 방문해 독일과 프랑스의 정당체제를 집중 탐구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의 유럽행은 열린우리당의 분화와 정치지형 재편 가능성이 거론되는 시점에서 이뤄져 새삼 눈길을 끈다.
열린우리당 관계자는 10일 “안희정씨가 지난 3일 열린우리당의 윤호중·이화영·조정식·백원우 의원 등과 함께 독일과 프랑스, 네덜란드 등을 방문한 뒤 11일 귀국한다”고 말했다. 이들 의원은 ‘의정연구센터’라는 당내 연구모임을 함께 해 왔으며, 이른바 ‘친노직계’로 분류된다. 이 유럽 방문에는 지난해 당 정치개혁특위 간사를 맡아 독일의 선거구제 등을 연구했던 민병두 의원과 최재성 의원도 동행했다.
이들은 먼저 프랑스 사회당을 방문해 내년 4월로 예정된 프랑스 대선에 대한 중앙당과 지구당의 준비과정, 당과 외곽조직과의 관계, 당원관리 시스템 등을 탐문했다. 이어 독일 사민당과 녹색당 간부들을 면담한 자리에선 독일 대연정의 전망과 당강령 개정과정, 당원관리 방식, 계파간 의견조율 과정, 당개혁 논의 등을 살펴봤다고 한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실형을 산 뒤 아직 사면·복권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인 안씨는 그동안 대외활동을 자제해 왔으나, 최근 ‘노사모’ 핵심 회원들과 부지런히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씨는 노 대통령의 측근인 이광재 의원이 지난달 자신의 지역구인 강원도 평창으로 노사모 핵심 회원들을 초청한 자리에도 참석했다고 한다. 이 모임에서는 내년 대선을 앞둔 노사모의 활동 방향에 대한 활발한 토론이 이뤄졌으며, 어떤 식으로든 대선에서 노사모가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된 것으로 전해졌다. 안씨는 당시 “조만간 노사모 핵심 회원들을 초청하는 자리를 마련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안씨는 지난달 28일 문성근씨가 출연한 영화 ‘한반도’(감독 강우석)의 시사회에도 노 대통령의 후원회장이었던 이기명씨, 명계남 전 노사모 회장, 이창동 전 문화관광부 장관 등 노사모 주역들과 함께 모습을 드러낸 바 있다.
임석규 기자 sk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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