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가 11일 열린 전당대회에서 전자투표를 마친 뒤 투표권을 반납하고 있다. 이종찬 기자 rhee@hani.co.kr
11일 열린 한나라당 전당대회에서 후보자들보다 더 주목받은 이들은 당내 대선후보 ‘3인방’이었다. 박근혜 전 대표와 이명박 전 서울시장,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차례로 소개되자, 대의원들은 큰 박수와 함성으로 환영했다.
붉은색 옷차림의 박 전 대표는 환하게 웃음을 짓는 등 밝은 표정이었다. 공식석상에 나타난 것은 지난달 16일 퇴임 이후 처음이다. 박 전 대표가 이재오 후보의 연설 도중 투표장 근처로 자리를 옮기면서 기자들의 카메라 플래시가 일제히 터지자, 이 후보 쪽 지지자들은 “연설을 방해하는 것 아니냐”고 항의하기도 했다.
이 전 시장은 처음엔 입을 꾹 다문 채 약간 심각한 표정이었지만, 후보들의 연설이 시작되자 손 전 지사 옆자리로 옮겨 앉아 파안대소하며 여유를 보였다. 이 전 시장은 투표 결과가 발표되기 직전 약속 때문에 자리를 떴다. 그는 나중에 결과를 전해듣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민심 대장정’을 하고 있는 손 전 지사는 이날 전북 김제에서 서울로 올라왔다. 수염을 깎지 않은 덥수룩한 모습이었고, 운동화를 신고 배낭을 맨 차림이었다.
이날 후보들은 정견발표를 통해 저마다 세 사람이 ‘단결’해야, 내년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승복하지 않는 사람’은 “논개처럼 옥가락지로 끌어안고 한강에 뛰어들겠다”(이규택 후보), “불구덩이에라도 (함께) 뛰어들겠다”(강창희 후보)는 대목에서, 세 사람 모두 박수를 치며 폭소를 터뜨렸다.
성한용 선임기자 shy99@hani.co.kr
이명박 전 서울시장(왼쪽)과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11일 전당대회에서 전자투표를 마친 뒤 나란히 투표권을 반납하고 있다. 이종찬 기자 r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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