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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이회창의 ‘전대 평가’는 충정어린 충고? 적극개입 겨냥?

등록 2006-07-13 16:45수정 2006-07-14 07:16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13일 프레스센터에서 헌법포럼 초청 특별강연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13일 프레스센터에서 헌법포럼 초청 특별강연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명박 겨냥 “특정인 지지 발언은 신중치 못한 행동”
‘올드보이’ 이회창의 ‘한나라 전당대회’ 평가 눈길

한나라당의 이름으로 두 번씩이나 대선 후보로 출마한 당 원로의 충정어린 충고인가? 대법관 출신다운 ‘명판결’인가? 아니면, 정치적 입지를 위한 적극 개입 혹은 그 이상의 큰 꿈을 겨냥한 포석인가?

13일 이회창 총재가 한나라당 전당대회를 평가한 발언 내용이 화제가 되고 있다.

강재섭의원이 11일 한나라당 전당대회에서 대표로 당선되면서 잡음이 일고 있는 한나라당을 향해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이른바 ‘판결’을 내렸기 때문이다. 이 전 총재는 13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헌법포럼’주최 특강에서 ‘한나라 대권주자 대리전 논란’의 당사자인 박근혜 전 대표와 이명박 전 서울시장 모두를 비판했다.

이 전 총재는 “이번 전당대회가 대권주자들의 대리전처럼 된 것은 아주 잘못된 것이며 대권주자 스스로 조심했어야 한다”고 양쪽을 비판했다. 이 전 총재는 이명박 전 시장을 겨냥해 “처음부터 개혁적 인물 운운하면서 특정인을 지지하는 듯한 발언을 한것이 단초가 됐다. 신중치 못한 행동이었다”고 꼬집었다. 박 전 대표를 향해서는 “전당대회장에서 이재오 후보가 연설하는 도중 자리를 옮겨 연설을 방해하는 듯한 모습을 보인 것은 사려깊지 못한 행동”이었다고 비판했다. 이 전 총재는 “두 사람이 모두 당의 갈등을 수습하는 데 적극 나서야 한다”며 “박 전 대표는 이재오 최고위원에게 사과한 뒤 강재섭 대표가 (자신에게 유리하게 당을 이끌 것이라고) 생각하지 말아달라고 선언하고, 이 전 시장은 강 대표를 선출된 대표로 인정하고 공개적으로 신뢰를 표명했으면 좋겠다”고 양쪽의 ‘중재’를 제안하기도 했다.

이 전 총재는 강재섭 대표에게는 “선출과정에서 박 전 대표쪽으로부터 도움을 받았는지는 모르지만 대표로서는 ‘박 전 대표 사람이 아니다’고 선언해야 한다”고 충고하기도 했다.

이 전 총재는 한나라당 전체에 대해서도 비판의 칼을 세웠다. 그는 사학법 문제와 관련해 “현 사학법은 잘못된 것이며 한나라당이 통과를 막지 못하고 개정에 차질을 빚는 등 실수를 저질렀다”며 “새 지도부가 잘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전 총재는 차기정권 교체를 위한 ‘아이디어’를 내놓기도 했다. 그는 “3기 좌파정권 출현을 막아야 한다”며 “이를 위해 반 좌파 대연합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회창 전 총재의 ‘한나라 당내 문제 언급’ 의도는?

이날 이 전 총재는 그동안 자제해왔던 한나라당내의 문제와 현실 정치를 언급해 여러 추측을 불러일으키게 했다. 이 전 총재는 “전대 후 여러 말이 나오는데 너무 말을 안하는 것도 현실도피라는 생각이 든다”며 앞으로 한나라 당내문제에 대한 언급을 계속 할 것이라는 ‘암시’를 던져주기도 했다.

그동안 공식 활동을 자제하던 이 전 총재가 공식적으로 한나라당내의 문제와 현실정치에 대해 ‘논평’을 하자 그의 ‘변화’에 대한 여러가지 추측들이 나오고 있다. 그중 하나는 측근이던 이흥주 전 정책특보의 공천 탈락으로 인해 ‘충격’을 받은 이 전 총재가 ‘반격’을 노렸다는 것이다. 이 전 총재가 자신이 발벗고 지원했던 이흥주 전 정책특보가 송파갑 재보선선거 공천심사에서 ‘예선탈락’한 것에 대해 큰 충격을 받았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당시 이 전 총재는 경위 설명차 온 당의 한 의원을 두번이나 돌려보내는 등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이러한 급격한 ‘몰락’에 위기감을 느낀 이 전 총재가 영향력 강화를 위해 드디어 입을 열었다는 해석이다.

나아가 ‘10월 정계복귀설‘을 노린 포석이라는 ‘적극적’ 해석도 있다.

이 전 총재의 측근인 백승홍 전 의원은 10일 보수성향 인터넷 언론인 <데일리안>과의 인터뷰에서 “오는 10월깨 대선후보가 가시화되는 시점에서 후보간의 이전투구로 당이 혼란에 빠지면 이 전 총재가 십자가를 메고 당을 구하기 위해 복귀할 것”이라며 ‘10월 정계복귀설’에 불을 지핀 상태다.

창사랑 대표를 지낸 바 있는 백 전 의원은 인터뷰에서 “이 전 총재를 (대선주자로)추대하는 것이 한나라당이 집권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전 총재의 ‘변화’가 당내와 여론의 위치에서 어떠한 실질적 ‘변화’를 이끌어 낼지는 아직 미지수다. 동국대 박명호 교수(정치학)은 “이 전 총재의 정계복귀는 결국 본인이 판단해야 할 문제지만, 이미 두번에 걸쳐 국민의 심판을 받은 분을 당에서 호락호락 받아줄지는 의문이다”고 말했다.

〈한겨레〉온라인뉴스팀 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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