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명 멍석만 깔아줘” 내부 지적 잇따라
청문회 대신 교육위…강대표 “원내전략 잘못”
청문회 대신 교육위…강대표 “원내전략 잘못”
한나라당이 김병준 교육부총리의 사퇴를 둘러싸고 여당과는 다른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김 부총리를 상대로 지난 1일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벌인 ‘청문회’에서 드러난 무기력증 때문에 당 안팎에서 호된 비판을 받고 있는 것이다.
2일 한나라당 홈페이지에는 ‘김 부총리의 문제점을 부각시키긴커녕, 해명 기회만 줬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한 누리꾼(lps44973)은 의원들이 언론에 이미 보도된 내용을 되풀이해 추궁하는 것을 두고 “그 정도 질문은 나도 신문 보고 다 한다. 의원님들 제발 공부좀 하라”며 “한나라당 간판만 아니면 모조리 낙선감”이라고 꼬집었다. 또다른 누리꾼(hyo765)은 “언론에서 김병준이라는 고기를 낚싯대에 걸어줬는데 그 고기 하나 끌어올릴 실력도 없다”며 “역시 한나라당은 실력 부족이고 대안세력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한 초선 의원은 “한나라당 위원들에 비해 오히려 여당 의원들이 더 철저히 준비하고, 공격적인 모습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지도부가 안이하게 대처했다는 비판도 나왔다. 김 부총리가 지난달 30일 청문회 개최를 요구했을 때는 반대했다가, ‘지난달 28일 여야 간사가 협의했다’는 이유로 교육위 개최에 응해 김 부총리에게 ‘멍석’을 깔아준 것 자체가 실수라는 것이다.
강재섭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염창동 당사에서 비공개로 열린 최고·중진 연석회의에서 “원내전략이 잘못됐다”며 김형오 원내대표를 질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교육위 위원은 “김 부총리가 교육위 직후 사퇴할 것으로 보고 안이하게 대처했다”며 “새로운 의혹을 추가로 내놓는 것은 제보가 없는 한 어려웠고, 계속 꾸짖기만 하려니 ‘왜 해명 기회는 안 주고 고함만 치느냐’는 지적이 나왔다”고 토로했다. 황준범 기자 jaybe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