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재섭 한나라당 대표(오른쪽)와 김형오 원내대표가 19일 오전 국회에서 전효숙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처리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 이종찬 기자 rhee@hani.co.kr
‘전효숙 인준안’ 표결 진통 안팎
한나라 “원천무효” 고수해 4당 합의 또 실패
임채정 의장도 여 직권상정 요구에 부정적
한나라 “원천무효” 고수해 4당 합의 또 실패
임채정 의장도 여 직권상정 요구에 부정적
19일 국회는 전효숙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의 임명동의안 처리 여부를 놓고 또다시 무력감과 짜증을 연출했다. 본회의장 점거라는 낡은 모습까지 재연됐다.
이날 여야는 내내 팽팽히 대치했다. 열린우리당은 임명동의안을 이날 본회의에서 반드시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거듭 밝혔고, 한나라당은 “전효숙은 안 된다”며 ‘원천무효’ 태도에서 한발짝도 물러나지 않았다.
한나라당이 여당의 직권상정 가능성에 대비해 본회의장 의장석을 점거하면서 한때 물리적 충돌 우려까지 나왔다.
이날 상황은 오전부터 좀처럼 풀릴 기미가 없이 복잡하게 돌아갔다.
특히 오전에 불발됐던 야4당 원내대표 회담이 오후 2시께 열리면서, ‘돌파구’가 마련되는 게 아니냐는 기대섞인 전망도 일부 나왔다. 그러나 “헌재소장 임명동의안을 적법한 절차에 의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회부하고 한나라당은 이에 참가하는 것을 고려한다”는 야3당의 타협안을 한나라당이 거부해, 상황은 원점으로 돌아갔다. 야3당의 제안은 이날 임명동의안 표결을 일단 미루되, 추후 법사위를 거쳐 여야 합의로 처리하자는 것이다.
김형오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최고·중진의원 회의를 소집해 이 제안을 논의에 부치려 했으나, 강한 당내 반발에 부닥쳤다. 이재오 최고위원은 회의 도중 “의원들이 본회의장에서 농성 중인데 그만두고 찬반투표를 하자는 거냐. 이런 것도 한 두 번이지, 참는데도 한계가 있다”며 문을 박차고 나오기도 했다. 김형오 원내대표는 결국 “전효숙씨를 전제로 절차를 다시 밟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김효석 민주당 원내대표와 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단 대표, 정진석 국민중심당 원내대표 등 야3당 원내대표들은 결국 이날 본회의 표결에 불참하겠다고 밝혔다. 김효석 원내대표는 “한나라당 원내대표단과 얘기할 때는 상황이 긍정적으로 갈 수 있다는 희망을 가졌지만, 마지막 순간에 한나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중재안이 거부됐다”며 “한나라당이 대화와 타협을 거부한 것에 대해 상당히 유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야3당은 이날 내놓은 중재안이 성사될 때까지 계속 공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한길 열린우리당 원내대표는 국회의장실과 야3당 회담장을 바삐 오가며 협조를 요청했으나, 아무 소득도 얻지 못했다. 임채정 국회의장은 임명동의안을 직권상정해 달라는 열린우리당의 요청에 부정적인 의견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의장실 관계자는 “최소한 야3당과는 합의를 해야지, 무조건 직권상정을 해 달라고 의장한테 공을 넘기면 어떡하느냐”라며 열린우리당 쪽에 불만을 나타냈다.
오후 2시께 국회 본회의장 의장석을 점거한 박희태·안상수·주성영 의원 등 한나라당 의원 10여명은 오후 늦게까지 농성을 풀지 않았다.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내부에서도 신중식·손봉숙 민주당 의원 등 일부 의원들이 이날 임명동의안을 처리하자고 주장하는 등 복잡한 기류를 나타냈다. 이지은 성연철 기자 jieuny@hani.co.kr
오후 2시께 국회 본회의장 의장석을 점거한 박희태·안상수·주성영 의원 등 한나라당 의원 10여명은 오후 늦게까지 농성을 풀지 않았다.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내부에서도 신중식·손봉숙 민주당 의원 등 일부 의원들이 이날 임명동의안을 처리하자고 주장하는 등 복잡한 기류를 나타냈다. 이지은 성연철 기자 jieu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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