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지도부가 13일 ‘박정희 외모를 사랑하는 사람들’이란 제목의 대형 사진을 전시해 놓고 비상대책회의를 하고 있다. 이종찬 선임기자 rhee@hani.co.kr
여 “박정희 아류는 실패”…한나라 “국토개발시대 지나”
열린, 과거 지지층 되찾기 · 목표 단순화 겨냥
박·손 “차별화 전략일 뿐 후보검증은 아직”
이명박 “예상했던 일…지금 터지는게 낫다” 열린우리당이 13일 이명박 전 서울시장을 ‘박정희 아류’로 규정하며 ‘이명박 때리기’에 나섰다. 한나라당 내에서 경쟁을 벌이고 있는 박근혜 전 대표와 손학규 전 경기지사는 물론, 무소속인 고건 전 총리도 비판에 가세하는 등 ‘이명박 독주’에 대한 견제가 본격화하고 있다. 여당, 조직적 공격 시작 = 민병두 열린우리당 홍보기획위원장은 비상대책위원회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 신드롬에 기대고 있는 이명박 전 시장의 전략은 굉장한 패착이자 퇴행적 성형수술”이라고 말했다. 이 전 시장이 경부운하 계획을 ‘21세기 경부고속도로’에 비유하고 검은색 선글라스를 자주 쓰는 걸 겨냥한 것이다. 민 의원은 ‘패착’의 이유로 △‘히딩크 리더십’처럼 독자적 리더십이 아닌 남을 모방하는 아류는 대통령이 될 수 없다 △‘박정희 향수’와 ‘박정희 회귀’는 다르다 △중간층과 화이트칼라를 민주 진영으로 결집시키는 결과를 낳는다는 점을 들었다. 열린우리당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이명박 흠집내기’에 나설 방침이다. 매주 홍보기획위원장이 ‘이명박 브리핑’을 할 계획이다. 몇몇 의원들은 15일 의원총회에서 공개 발언을 통해 ‘이명박 때리기’에 동참하기로 했다.
벌써 특정후보 집중공격, 왜?=열린우리당이 상대 당 경선 후보를 벌써부터 정조준한 데엔 나름의 정치적 목적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상호 대변인은 “후보 검증 차원”이라고 말했지만, 속내엔 한나라당으로 옮겨간 과거 지지층을 되찾으려는 뜻이 담겨 있다. 민병두 의원은 “‘박근혜는 안 되지만 이명박은 괜찮다’고 생각하는 과거 우리 당 지지자들에게 ‘이명박도 박정희 세력’이라는 점을 인식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여기에 박근혜 전 대표와 손학규 전 지사를 논쟁에서 ‘소외’시키려는 계산도 깔려 있는 것 같다. 민 의원은 “한나라당 ‘빅3’는 수구보수, 보수, 중도로 나뉘어 있어 공격하기 쉽지 않다. 타깃을 단순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안에서도 박 전 대표와 손 전 지사의 ‘이명박 공격’이 날카로워지고 있다. 두 진영은 최근 이 전 시장의 경부운하 구상을 “국토개발 시대는 지났다”고 공격했다. ‘네거티브 공세’가 아닌 ‘차별화 전략’이라고 하지만, 초점은 이 전 시장에 맞춰져 있다. 두 진영은 “아직 본격적인 후보 검증이 시작도 안 됐다. 이제 시작이다”라고 벼르고 있다.
이명박의 반격=이 전 시장 쪽은 “오래전부터 예상했던 일”이라면서 정면으로 맞받아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 전 시장은 열린우리당의 비판에 대해 “대선이 한참 남았고, ‘내 코가 석자’라는 속담도 있는데 왜 그렇게 했을까”라며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측근인 정두언 의원은 “이 전 시장이 한나라당 대선 후보가 됐을 때 가장 이기기 어렵다고 보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대업 폭로’의 학습효과 때문에 더 이상 네거티브 공세는 먹히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내년에 가서 네거티브에 시달리는 것보다는 차라리 지금부터 공격받는 게 나쁘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 전 시장 쪽은 지지 율사들의 모임인 ‘송법회’ 소속 변호사 10여명으로 법률지원단을 구성했다. 허위사실 유포 행위엔 법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다. 병역, 재산, 가족에 관해 예상되는 각종 루머에 대응하는 구체적인 매뉴얼까지 만들어놨다. 이 전 시장 캠프의 조해진 공보특보는 “의도적 흠집내기나 명예훼손 행위엔 철저히 법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지은 황준범 기자 jieuny@hani.co.kr
박·손 “차별화 전략일 뿐 후보검증은 아직”
이명박 “예상했던 일…지금 터지는게 낫다” 열린우리당이 13일 이명박 전 서울시장을 ‘박정희 아류’로 규정하며 ‘이명박 때리기’에 나섰다. 한나라당 내에서 경쟁을 벌이고 있는 박근혜 전 대표와 손학규 전 경기지사는 물론, 무소속인 고건 전 총리도 비판에 가세하는 등 ‘이명박 독주’에 대한 견제가 본격화하고 있다. 여당, 조직적 공격 시작 = 민병두 열린우리당 홍보기획위원장은 비상대책위원회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 신드롬에 기대고 있는 이명박 전 시장의 전략은 굉장한 패착이자 퇴행적 성형수술”이라고 말했다. 이 전 시장이 경부운하 계획을 ‘21세기 경부고속도로’에 비유하고 검은색 선글라스를 자주 쓰는 걸 겨냥한 것이다. 민 의원은 ‘패착’의 이유로 △‘히딩크 리더십’처럼 독자적 리더십이 아닌 남을 모방하는 아류는 대통령이 될 수 없다 △‘박정희 향수’와 ‘박정희 회귀’는 다르다 △중간층과 화이트칼라를 민주 진영으로 결집시키는 결과를 낳는다는 점을 들었다. 열린우리당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이명박 흠집내기’에 나설 방침이다. 매주 홍보기획위원장이 ‘이명박 브리핑’을 할 계획이다. 몇몇 의원들은 15일 의원총회에서 공개 발언을 통해 ‘이명박 때리기’에 동참하기로 했다.
한나라당 유력 주자들인 손학규 전 경기지사와 이명박 전 서울시장, 박근혜 전 대표(왼쪽부터)가 지난 2월 김문수 경기지사의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박수를 치고 있다. 이종찬 선임기자 rhee@hani.co.kr
이명박 향한 경쟁자들과 열린우리당의 공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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