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게 드세요” 9일 봉사활동을 위해 광주를 찾은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가 광주 남구 ‘사랑의 식당’에서 배식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황우여 한나라당 사무총장은 20일 “당원협의회 위원장(전 지구당 위원장) 한 분이 당과 국민에게 누를 끼친 데 대해 송구스런 마음을 담아 전당원이 봉사활동을 한다”고 말했다. 이달 초 한나라당은 내년 대선 승리의 결의를 다지며 이번주를 봉사주간으로 정한 바 있다. 그런데 때마침(?) 한 당협위원장의 성폭행 미수 사건이 벌어지자 당 지도부가 나서 ‘사과의 봉사’를 독려한 것이다.
한나라당엔 요즘 이렇게 ‘봉사 바람’이 분다. 지난 2~3일과 9일에도 강재섭 대표는 경남 창녕과 광주에서 양파를 까고, 연탄을 나르는 등 봉사활동을 벌였다. 창녕군수 재보궐 선거 때 무소속 후보 지원 논란, ‘광주 해방구’ 발언 등으로 물의를 빚은 김용갑 의원을 대신해 강 대표가 나서 국민에게 사죄한다는 뜻이었다. 하지만, 정작 김 의원은 광주엔 가지 않았다. ‘국방위 골프’ 사건으로 당 윤리위원회에 회부된 김학송·공성진·송영선 의원도 당 지도부의 권유로 봉사활동을 했다.
국어사전을 보면, 봉사는 ‘국가·사회·남을 위해 자신을 돌보지 않고 힘을 바쳐 애쓰는 일’이라고 돼 있다. 그런데 한나라당이 말하는 봉사는 그 뜻이 조금 다른 것 같다. 한나라당의 한 보좌관은 “일 터질 때마다 사죄 차원에서 봉사활동을 한다는데, 국민들이 그 진정성을 믿겠느냐”며 “남들 모르게 조용히 하는 게 봉사지, 알리는 일 자체가 창피한 일”이라고 말했다.
19일 당 참정치운동본부가 연 토론회에서 한 참석자는 “한나라당의 사고 주기를 따져보니 50일”이라고 말했다. 지금 한나라당이 할 일은 ‘봉사’가 아니라 잊을 만하면 터져나오는 불미스런 사건의 ‘봉쇄’가 아닐까?
조혜정 기자 zesty@hani.co.kr
10일 전북 익산시 여산면 조류 인플루엔자(AI) 피해 농가를 방문한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왼쪽)가 방역작업 후 이한수 익산시장과 악수를 하고 있다. 2006.12.10 (익산=연합뉴스)
국어사전을 보면, 봉사는 ‘국가·사회·남을 위해 자신을 돌보지 않고 힘을 바쳐 애쓰는 일’이라고 돼 있다. 그런데 한나라당이 말하는 봉사는 그 뜻이 조금 다른 것 같다. 한나라당의 한 보좌관은 “일 터질 때마다 사죄 차원에서 봉사활동을 한다는데, 국민들이 그 진정성을 믿겠느냐”며 “남들 모르게 조용히 하는 게 봉사지, 알리는 일 자체가 창피한 일”이라고 말했다.
조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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