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대통령, 보고 받고 침묵

핵심 참모, “지켜본 뒤 대응”

청와대는 28일 김근태·정동영 두 사람의 ‘신당 추진’ 합의에 일단 대응을 피했다.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은 “두 분의 합의에 대해 청와대가 특별히 대응을 준비하고 있는 게 없다”고 말했다.

지난 26일 국무회의에서 고건 전 총리 등 전직 국무위원들의 차별화 움직임에 강한 경고를 보내며 “앞으로는 하나하나 해명하고 대응할 생각”이라고 밝혔던 노무현 대통령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정무 분야 관계자는 “윤태영 대변인이 전·현직 당 의장의 회동 사실과 신당 추진 합의문을 노 대통령에게 보고했지만 대통령은 아무 말씀이 없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대통령의 침묵이 김근태·정동영 두 사람의 신당 추진을 용인하겠다는 뜻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노 대통령의 한 핵심 참모는 “김근태, 정동영 두 사람이 당원들의 총의를 모아 신당을 창당한다는 원칙론을 밝히고, 참여정부 성공을 위해 국정 운영을 성실히 뒷받침하겠다고 합의한 만큼 청와대가 즉각 대응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그들이 지향하는 신당이 과연 어떤 내용과 형식을 갖출 것인지 구체적으로 파악한 뒤 대응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정계개편 추진은 “당원 전체의 의사를 물어서 해야 한다”고 촉구해온 노 대통령으로선, 두 사람의 합의문 내용만 갖고 반격에 나서기는 적절치 않다는 뜻으로 읽힌다. 하지만 신당의 실체가 민주당과의 재결합 또는 고건 전 총리까지 포함하는 ‘헤쳐모여식 통합’으로 결론나거나, 정치적 이익을 위해 노 대통령과 본격적 차별화에 나선다면 청와대가 대응에 나서겠다는 뜻을 함축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신승근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