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건 낙마뒤 독자생존파 우세 속 헤쳐모여파 분열 조짐
민주당의 ‘독자생존파’와 ‘헤쳐모여파’ 사이의 내홍이 깊어지고 있다. 열린우리당 내 사수파와 통합신당파의 갈등과 비슷한 양상이다.
민주당은 고건 전 총리의 갑작스런 낙마 이후 신중식·최인기 의원 등 친 고건파 의원들이 동력을 잃으면서 독자생존론이 힘을 받고 있다. 고건이라는 정계개편의 구심점이 사라진데다, 열린우리당의 통합신당 추진이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굳이 위험을 무릅쓰고 당을 깨뜨릴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독자생존론을 주장해 온 장상 대표와 한화갑 전 대표, 대다수의 원외 위원장들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탈당론을 외치던 몇몇 의원들도 주저앉는 분위기다.
그러나 김효석 원내대표와 이낙연 의원 등은 통합신당 논의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들은 임종석·송영길 등 열린우리당 탈당파 일부와 중도통합 기구를 구성하기로 했다. 고건 전 총리 쪽에 몸담았던 김용정 전 다산연구소소장 등 ‘고건 잔류파’와의 연대도 모색하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는 각자 둥지를 떠나 ‘제3지대’로 나가는 것은 유보한 상태다.
이런 두 흐름과는 달리, 김종인 의원은 최근 열린우리당을 탈당한 최재천·이계안 의원 등과 교감하는 등 민주당의 분화는 한층 다양해지는 양상이다.
민주당은 29일 중앙위원회를 열어 다음달 말 이전에 열기로 한 전당대회의 의제와 새 지도부의 성격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논란은 전당대회 이전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당내에서는 “이러다가는 대선을 구경만 하는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지은 기자 jieu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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