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오 한나라당 원내대표(오른쪽)가 23명의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집단 탈당을 선언한 6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이병석 수석부대표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종찬 선임기자 rhee@hani.co.kr
열린우리 집단탈당 원색 비난
한나라당은 6일 열린우리당 의원들의 집단 탈당을 ‘야반도주’, ‘뺑소니’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김형오 원내대표는 이날 열린 국회 대책회의에서 “(탈당한 의원들은) 노무현 대통령과 함께 있기 싫다거나 정치적으로 살아남겠다는 그런 이유 하나만으로 탈당하는 것밖에 안 된다”며 “바로 이런 점 때문에 ‘짜고 치는 탈당’, ‘기획탈당’, ‘뺑소니 정당’이란 얘기들이 있다”고 말했다. 유기준 대변인도 “열린우리당의 추악한 탈당사태가 차마 눈 뜨고는 못 볼 지경”이라며 “이는 제 살길 찾아 야반도주하는 것이요, 치졸한 둔갑”이라고 거칠게 비난했다. 그는 탈당 의원들의 의원직 사퇴를 요구하기도 했다.
그러나 3년 만에 원내 제 1당이 된 한나라당은 들뜨기보단 이를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이주영 수석 정책조정위원장은 “집권당도 아니고 의석이 과반을 넘는 것도 아닌, 전혀 실권이 없는 상황에서 책임만 무거워진다”며 반가워할 일이 아니라고 말했다. 이병석 원내 수석부대표는 “지금까지는 정부의 잘못에 대해 견제하고 비판하면 됐지만 이제는 구체적인 대안까지 제시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김형오 원내대표와 전재희 정책위 의장 등 원내 지도부는 일단 민생을 강조하며 신중하게 원내 전략을 정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갑자기 당의 주장을 관철시키려 들면 오만하다는 여론의 역풍을 맞을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심재철 홍보기획본부장은 “아직 뚜렷한 기조를 세우지는 않았지만 (정부를 상대로) 강경하게 대처하자는 분위기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의 숙원 사업이었던 사학법 재개정은 여당 분열로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판단하고 더 강하게 밀어붙일 것으로 보인다. 이병석 원내 수석부대표는 “사안마다 강약이 다를 수 있겠지만 사학법 재개정에 관해서는 물러서지 않고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성연철 권태호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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