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둥빈둥’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28일 자신의 발언은 민주화 세력을 지목한 것이 아니라고 강조하며, “내가 민주화 세력 아니냐”고 말했다.
이 전 시장은 이날 고려대 경영대학원 교우회 모임인 ‘고경아카데미’ 초청 특강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의미가 잘못 전달된 것 같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 전 시장은 고려대 총학생회장이던 1964년 한·일 국교 정상화에 반대하는 6·3 시위를 주도해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고 6개월 동안 복역한 바 있다.
그러나 이 전 시장 해명에도 불구하고, 당 안팎의 비판은 계속됐다. 한나라당 대선 주자인 고진화 의원은 “민주화와 자유의 혜택이 하늘에서 떨어진 것처럼 생각하는 건 잘못된 가치관”이라고 말했다. 고려대 총학생회장 출신인 김영춘 열린우리당 최고위원은 “민주화 운동을 위해 노력한 사람들에게 모독적인 발언을 하고, 편 가르기 하는 것이 대통령을 하겠다는 예비 지도자가 할 말이냐”고 공격했다.
장성민 ‘세계와 동북아포럼’ 대표도 자신이 진행하는 <평화방송>의 ‘열린세상 오늘, 장성민입니다’ 프로그램에서 “광주 망월동 영령들과 (70~80년대에 민주화운동을 한) 김대중, 김영삼 전 대통령을 비롯한 민주투사들이 빈둥빈둥 논 사람들이냐. 이 전 시장은 김영삼 전 대통령을 그렇게 자주 찾아다닌 게 그 분과 빈둥빈둥 놀기 위해 그런 것이냐”고 꼬집었다.권태호 기자 ho@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