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의 세차례 고비
지지부진 여권 통합 어떻게 될까
‘3.14 열린우리 전대’ ‘4. 3 민주 전대’ ‘4. 25 재보선’
세차례 고비 거쳐야 통합기류 가닥 잡힐듯 “정치인들은 이상한 사람들이다. 꼭 당해봐야 현실로 인식한다. 여권통합은 당분간 잘 안 될 것이다.”(정창교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수석전문위원) “통합으로 갈 수밖에 없다. 문제를 푸는 과정에서 시간이 지체될 수 있고 난관이 생길 수도 있지만, 큰 틀에서는 비슷하게 될 것이다.”(이강래 통합신당모임 의원) 서울 여의도 정가에는 유난히 ‘흐름’에 밝은 몇 사람이 있다. 여권 통합의 전망에 대해, 최근 이들의 말을 집중적으로 들어 보았다. “생각만큼 빨리 되지 않을 것”이라는 일치된 분석이 나왔다. 몇 가지 원인이 있다고 했다. 첫째, 과거처럼 거물 정치인들이 없다. 둘째, 유권자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 셋째, 여권 정치인들의 나태함이다. 넷째, 통합의 한 축인 ‘외부’의 정치세력화 작업이 지지부진하다. 이 가운데, 첫번째는 처방이 없다. 정치구조가 지도자 중심에서 지지자 중심으로 바뀐 탓이다. 그러나 나머지는 ‘시간’이 해결해 줄 수도 있는 문제다. 전문가들은 통합신당 논의가 본격화하려면 당장 세 차례의 고비를 거쳐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선, 열린우리당 전당대회 ‘한 달’이 되는 3월14일이 기다리고 있다. 정세균 의장은 전당대회 전부터 “한 달 안에 확실하게 의지를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아무 것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최근 열린우리당의 몇몇 의원들은 기자들에게까지 “언제 탈당하는 것이 좋겠냐”고 묻고 있다. 열린우리당 지도부는 속수무책이다. 11일 오후 비공개 통합추진위원회 회의가 열렸지만, 역할 분담을 시작하는 선에서 그쳤다. 두번째 고비는 4월3일 민주당 전당대회다. 민주당 중도개혁세력 통합추진 특별위원회는 지난 9일 회의에서 두 가지를 결정했다. “4월3일 전당대회에서 당의 중앙위원회를 통합수임기구로 지정”하자는 것, 그리고 “민주당과 다른 의원들(통합신당모임)이 교섭단체를 구성하는 문제는 서두르지 않기로” 한 것이다. 통합은 전당대회 이후에나 논의해 보자는 얘기다. 민주당은 장상 대표와 박상천 전 법무부 장관이 대표 자리를 놓고 싸우고 있다. 둘 다 대통합에 원칙적으로 찬성하는 사람들이다. 그러나 원외 인사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 박상천 전 장관이 대표가 되면 당 차원의 통합 협상은 상대적으로 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거꾸로 의원들의 개별 행동이 시작될 수 있다는 전망도 있기는 하다.
세번째 고비는 4월25일 재보궐선거다. 국회의원은 △경기 화성시 △대전 서구을 △전남 무안·신안군, 기초단체장은 △서울 양천구 △경기 양평군 △경북 봉화군으로 예상된다. 현재의 판세로는 열린우리당이 이길 수 있는 곳이 한 군데도 없다. 지난해 10·25 재보선 결과, 열린우리당은 인천 남동을에서 3위로 밀려났는데, 이번에도 ‘참패’가 예고되어 있다. 의원들은 내년 총선을 의식할 수밖에 없다. 무더기 탈당이 있을 수 있다. 민주당도 ‘호남당’에 머물 수는 없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주문도 있지만, ‘민심’을 외면할 수는 없는 일이다. 기존 정당이 이런 곡절을 거치는 동안, ‘창조한국 미래구상’ ‘통합과 번영을 위한 국민운동’은 점차 정치세력으로서 틀을 갖춰 나가게 될 것이다. 결국 ‘통합’이 5월에나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라는 전망은 그래서 나오는 것이다. 성한용 선임기자 shy99@hani.co.kr
세차례 고비 거쳐야 통합기류 가닥 잡힐듯 “정치인들은 이상한 사람들이다. 꼭 당해봐야 현실로 인식한다. 여권통합은 당분간 잘 안 될 것이다.”(정창교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수석전문위원) “통합으로 갈 수밖에 없다. 문제를 푸는 과정에서 시간이 지체될 수 있고 난관이 생길 수도 있지만, 큰 틀에서는 비슷하게 될 것이다.”(이강래 통합신당모임 의원) 서울 여의도 정가에는 유난히 ‘흐름’에 밝은 몇 사람이 있다. 여권 통합의 전망에 대해, 최근 이들의 말을 집중적으로 들어 보았다. “생각만큼 빨리 되지 않을 것”이라는 일치된 분석이 나왔다. 몇 가지 원인이 있다고 했다. 첫째, 과거처럼 거물 정치인들이 없다. 둘째, 유권자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 셋째, 여권 정치인들의 나태함이다. 넷째, 통합의 한 축인 ‘외부’의 정치세력화 작업이 지지부진하다. 이 가운데, 첫번째는 처방이 없다. 정치구조가 지도자 중심에서 지지자 중심으로 바뀐 탓이다. 그러나 나머지는 ‘시간’이 해결해 줄 수도 있는 문제다. 전문가들은 통합신당 논의가 본격화하려면 당장 세 차례의 고비를 거쳐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선, 열린우리당 전당대회 ‘한 달’이 되는 3월14일이 기다리고 있다. 정세균 의장은 전당대회 전부터 “한 달 안에 확실하게 의지를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아무 것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최근 열린우리당의 몇몇 의원들은 기자들에게까지 “언제 탈당하는 것이 좋겠냐”고 묻고 있다. 열린우리당 지도부는 속수무책이다. 11일 오후 비공개 통합추진위원회 회의가 열렸지만, 역할 분담을 시작하는 선에서 그쳤다. 두번째 고비는 4월3일 민주당 전당대회다. 민주당 중도개혁세력 통합추진 특별위원회는 지난 9일 회의에서 두 가지를 결정했다. “4월3일 전당대회에서 당의 중앙위원회를 통합수임기구로 지정”하자는 것, 그리고 “민주당과 다른 의원들(통합신당모임)이 교섭단체를 구성하는 문제는 서두르지 않기로” 한 것이다. 통합은 전당대회 이후에나 논의해 보자는 얘기다. 민주당은 장상 대표와 박상천 전 법무부 장관이 대표 자리를 놓고 싸우고 있다. 둘 다 대통합에 원칙적으로 찬성하는 사람들이다. 그러나 원외 인사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 박상천 전 장관이 대표가 되면 당 차원의 통합 협상은 상대적으로 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거꾸로 의원들의 개별 행동이 시작될 수 있다는 전망도 있기는 하다.
세번째 고비는 4월25일 재보궐선거다. 국회의원은 △경기 화성시 △대전 서구을 △전남 무안·신안군, 기초단체장은 △서울 양천구 △경기 양평군 △경북 봉화군으로 예상된다. 현재의 판세로는 열린우리당이 이길 수 있는 곳이 한 군데도 없다. 지난해 10·25 재보선 결과, 열린우리당은 인천 남동을에서 3위로 밀려났는데, 이번에도 ‘참패’가 예고되어 있다. 의원들은 내년 총선을 의식할 수밖에 없다. 무더기 탈당이 있을 수 있다. 민주당도 ‘호남당’에 머물 수는 없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주문도 있지만, ‘민심’을 외면할 수는 없는 일이다. 기존 정당이 이런 곡절을 거치는 동안, ‘창조한국 미래구상’ ‘통합과 번영을 위한 국민운동’은 점차 정치세력으로서 틀을 갖춰 나가게 될 것이다. 결국 ‘통합’이 5월에나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라는 전망은 그래서 나오는 것이다. 성한용 선임기자 shy9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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