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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손학규탈당] ‘제3의 길’ 휘몰이…국민 설득이 첫 관문

등록 2007-03-19 19:22수정 2007-03-19 22:46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19일 서울 용산구 백범기념관에서 연 탈당 기자회견에서 국민들로부터 받았던 사랑을 언급하다 북받치는 감정을 억제하지 못한 채 눈물을 흘리고 있다. 그는 몇차례 더 눈물을 흘리다 마음을 추스르고 “제가 국민으로부터 받았던 사랑, 그 정성, 거기서 받은 명예를 다 돌려드리고자 합니다”라고 말을 이어갔다. 김종수 기자 <A href="mailto:jongsoo@hani.co.kr">jongsoo@hani.co.kr</A>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19일 서울 용산구 백범기념관에서 연 탈당 기자회견에서 국민들로부터 받았던 사랑을 언급하다 북받치는 감정을 억제하지 못한 채 눈물을 흘리고 있다. 그는 몇차례 더 눈물을 흘리다 마음을 추스르고 “제가 국민으로부터 받았던 사랑, 그 정성, 거기서 받은 명예를 다 돌려드리고자 합니다”라고 말을 이어갔다. 김종수 기자 jongsoo@hani.co.kr
“드림팀 밀알 되겠다” 새 정치세력 규합뜻
‘전진코리아’합류 대통합 모색할 듯

당밖 손학규 어디로?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결국 한나라당을 떠났다. ‘백척간두에서 허공으로 한발을 내디딘’ 손 전 지사의 앞에는 △시민사회 진영과의 연대 △신당 창당 △범여권과 합류 등 여러 갈래 길이 놓여 있지만, 어느 길도 만만치 않다. 손 전 지사는 19일 회견에서 “드림팀을 만드는 데 밀알이 되겠다”고 말해 새로운 정치세력 규합에 나설 뜻을 밝혔다.

‘드림팀 밀알’ 되겠다=손 전 지사 캠프의 박종희 비서실장은 “손 전 지사는 ‘제3의 길’을 걸을 것”이라며 “신당을 포함해 독자 세력화를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원 서울대 한국정치연구소 선임연구원도 “(손 전 지사는) 자기 세력을 만드는 게 가장 중요하다. 범여권 통합신당에 결합한다 하더라도 자기 몸집을 키운 다음에 들어가야 힘을 쓸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나라당 틀을 벗은 손 전 지사가 독자 세력을 꾸리고자 가장 먼저 택할 둥지는 현재로선 ‘비한나라·비노무현’을 표방하는 ‘전진코리아’가 가장 유력해 보인다. ‘전진코리아’는 이날 손 전 지사 탈당에 환영 성명을 냈다.

손 전 지사는 탈당 기자회견에서 그가 나아가려는 길을 짐작할 수 있는 단서를 던졌다. “‘드림팀’을 만드는 데 밀알이 되겠다”며, ‘드림팀’ 대상으로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과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을 핵심으로 꼽은 것이다. 그는 또 범여권과의 통합에 대해서도 “새로운 정치를 추구하는 사람들이 크게 새로운 이념적·정책적 좌표를 설정해 같이 앞으로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대통합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결국 손 전 지사의 탈당 이후 구상은 ‘전진코리아를 통한 자기 세력 구축’ → ‘정운찬 전 총장 등 새 세력 규합’ → ‘범여권과의 통합’ 등 세 단계로 정리할 수 있다. 범여권의 한 전직 의원은 “손학규-정운찬-시민사회단체 등을 묶어 ‘새로운 정치’ 구호를 외치면, 막판에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이 다 휩쓸려 들어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선유력주자들의 지지율 추이
대선유력주자들의 지지율 추이


‘광야’에서 지지율 오를까?=손 전 지사는 한나라당에 있었지만, 당에서 멀리 떨어지면 지지율이 오르는 묘한 현상을 보여왔다. 지난해 중반까지 1%에도 미치지 못했던 지지율은 지난해 8~9월 민심 대장정을 거치면서 3%대로 올라섰다. 당에 복귀해선 또 지지부진하다가, 올 들어 고건 전 총리 사퇴 이후 범여권 후보로 거론되면서 5~6%대 지지율로 올라섰다. 이번 탈당도 한나라당 지지자들은 비판하지만 손 전 지사 지지자들은 대체로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그의 탈당 명분과 논리를 국민들이 쉽게 받아들일 것인지 속단하긴 어렵다. 그는 김영삼 정부 초기인 1993년 당시 집권여당인 신한국당에 입당해 국회의원 배지를 달았다. 그 뒤 보건복지부 장관과 경기지사를 지내며 승승장구해온 그가 이제 와서 탈당하는 데 대해 국민들의 시각은 곱지 않다. ‘챙길 건 다 챙기고, 이번 대선을 앞두고 지지율이 낮으니까 당을 떠나는 것 아니냐’는 한나라당 비판에 마땅히 대응하기란 쉽지 않다. ‘손학규=제2의 이인제’라는 등식을 벗어나지 못한다면, 그의 정치생명은 치명적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손 전 지사의 정치적 성패는 결국 이런 비판 여론을 그가 내세운 ‘새 정치’의 당위성으로 뛰어넘느냐에 달려 있다. 손학규의 앞길은 불확실성과 불투명함으로 가득 차 있다.

권태호 기자 ho@hani.co.kr


정치권 밖의 제3세력
정치권 밖의 제3세력

‘손’ 잡을 제3세력은?

전문가 그룹·진보진영 등 “정치권 재편” 결집 움직임

손학규 전 지사의 탈당을 계기로 정치권 재편을 주창하는 제3 세력의 움직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모임은 ‘비노무현 비한나라당’을 지향하는 ‘전진코리아’다. 지난 15일 열린 창립식에는 손 전 지사가 직접 참석하기도 했다. 중도 색깔을 띠고 있는 이 모임에는 최배근 건국대 민족통일연구소장, 김윤 세계경제화포럼 대표, 김유식 디시인사이드 대표 등 40~50대 전문직 종사자 100명이 참여하고 있다. 이왕재 추진위원은 “이명박, 박근혜 리더십은 대한민국 리더십이 아니다. 손학규, 정운찬, 원희룡이 한그릇에 담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창조한국 미래구상’은 일찌감치 진보 진영의 대선 승리를 위한 활동에 들어갔다. 정대화 상지대 교수, 최열 환경재단 대표 등 시민사회단체와 진보적 전문가 그룹이 참여하고 있는 미래구상은, 정책공약을 개발한 뒤 이를 제대로 수행해낼 수 있는 후보를 내세우는 ‘선정책, 후후보’론을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반수구 반양극화 국민후보’를 통한 대선 승리를 목표로 하고 있다.

1970~80년대 민주화운동 세력과 운동권 출신 전문가그룹이 참여하고 있는 ‘통합과 번영을 위한 국민행동’은 정치권 안팎을 아우르는 ‘평화개혁 세력의 통합’을 주장하고 있다. 700여 발기인의 힘을 모아 지난 8일 닻을 올린 이 모임에는 ‘강기훈 유서대필 조작 진상규명위’의 김선택 집행위원장, 김창남 성공회대 교수, 이정희 회계사 등이 참여하고 있다.

범여권 인사들은 이들 모임과 비공식 접촉을 계속하고 있다. 정치권 통합작업이 지지부진하고 ‘그들만의 통합’이 국민의 동의도 얻기 어려운 상황에서, 이들 외부세력이 통합의 중요한 촉매제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진보적 대학교수들 모임인 ‘원탁회의 준비모임’과 대전 지역 민주화운동 모임인 ‘소통과 전망’, 불교계의 ‘6월항쟁 20주년 기념사업회’도 대선 정국을 앞두고 세력 결집을 준비하고 있다. 또 함세웅 신부, 오충일 목사, 소설가 황석영씨 등 재야 원로급 인사들도 제3 세력 통합을 위한 행보를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


원희룡 ‘경선 완주’
고진화 ‘거취 고민’

원희룡 / 고진화
원희룡 / 고진화
손학규 전 지사와 함께 한나라당내 개혁세력의 핵심으로 꼽히는 원희룡·고진화 의원의 거취도 주목받는다. 당내 경선에 나선 두 의원 역시 한나라당의 구태정치를 강도 높게 비판해 왔다.

원희룡 의원은 손 전 지사의 탈당과 상관없이 경선을 완주할 뜻을 확고히 했다. 원 의원은 “당의 큰 자산을 잃어 아쉽다”면서도 “끝까지 경선을 가야 할 것 같다. 제3지대를 만들겠다는 손 전 지사의 생각은 아직 굉장히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원 의원실의 정희정 비서관도 “원 의원은 지금은 정치세력을 재편할 시기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것보다는 한나라당의 변화를 이끌어 내는 것이 우선이다”라고 말했다.

고진화 의원은 정치적 거취를 고심하고 있는 눈치다. 고 의원은 “경선을 시작도 하기 전에 나온 손학규 전 지사의 탈당 선언은 큰 충격이 아닐 수 없다”며 “지도부와 대선 예비후보들이 당의 노선과 체질 개선을 위한 근본적인 노력과 변화를 하지 않는다면 제2, 제3의 손학규 사태를 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고 의원실의 조계원 보좌관은 “손 전 지사를 따라 (고 의원이) 당장 탈당을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그러나 앞으로 당이 가시적인 변화를 보이지 않으면 경선 불참이나 탈당을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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