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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김홍업씨 스스로 물러나시오”

등록 2007-03-23 21:46수정 2007-03-25 00:19

김대중 전 대통령의 둘째아들 홍업씨가 23일 국회에서 장상 민주당 대표로부터 전남 무안·신안 국회의원 보궐선거 공천장을 받은 뒤 “대통령의 아들로서가 아니라 국민 여러분께 봉사하는 심부름꾼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하면서 긴장한 듯 손수건으로 땀을 닦고 있다. 이종찬 선임기자 <A href="mailto:rhee@hani.co.kr">rhee@hani.co.kr</A>
김대중 전 대통령의 둘째아들 홍업씨가 23일 국회에서 장상 민주당 대표로부터 전남 무안·신안 국회의원 보궐선거 공천장을 받은 뒤 “대통령의 아들로서가 아니라 국민 여러분께 봉사하는 심부름꾼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하면서 긴장한 듯 손수건으로 땀을 닦고 있다. 이종찬 선임기자 rhee@hani.co.kr
김대중 전 대통령의 둘째아들 김홍업씨가 4월25일 재보궐선거에서 아버지의 고향인 전남 무안·신안 지역에 민주당 후보로 나서는 데 대한 비판이 정치권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김씨가 스스로 거취를 정리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스스로 물러나야”=조순형 민주당 의원은 23일 민주당이 김씨를 전략 공천한 것에 대해 “공당이자 민주 정당이길 포기한 잘못된 결정”이라며 “지금이라도 본인이 스스로 물러나라”고 촉구했다. 민주당 전당대회 대표 경선에 출마한 김영환 전 의원과 김경재 전 의원도 성명을 내어 “김홍업씨 스스로 부끄러운 전략공천을 거부해야 한다”고 말했다.

침묵하던 다른 정당들도 비판에 동참했다.

나경원 한나라당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김홍업씨가 공천 취소를 요구하는 여론을 외면한 채 아버지의 후광만 믿고 출마를 강행하려는 것은 민주주의를 짓밟는 폭거이며, 한국 정치를 거꾸로 되돌리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장영달 열린우리당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김홍업씨가 민주당 후보로 출마하는 바람에 통합 명분이 약해졌다. 무소속이면 통합에 도움이 될 텐데, 통합에 걸림돌이 됐다”고 말했다. 열린우리당 전남도당도 출마 비판 성명을 냈다.

광주·전남 지역 57개 시민단체도 이날 김씨의 사퇴를 거듭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김홍업씨는 청탁 비리를 저질러 정치발전을 거슬렀고, 정치개혁을 바라는 지역 정서에도 맞지 않는 인물이다”라며 “그의 출마는 김영삼·전두환씨의 아들들까지 정치권에 불러들일 우려가 높다”고 밝혔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김씨가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가 당선 가능성이 불투명해지자 민주당 공천을 받은 게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무소속으로 출마해 통합의 다리 역할을 하겠다”던 애초 출마 명분이 “민주당이 하나의 중심이 되어 통합을 이룩하겠다”는 말로 바뀌는 등 당선에 목을 매는 듯한 태도 때문이다. 이름 밝히지 말 것을 요청한 민주당의 한 당직자는 “김홍업씨가 무소속으로 출마한 상태에서 민주당이 다른 후보를 공천하면, 김씨의 당선을 자신하기 어렵다는 게 현지 여론”이라고 전했다. 주민들이 김 전 대통령의 아들이라는 이유만으로 무턱대고 김씨에게 표를 주겠다는 분위기는 아니라는 얘기다. 최근 현지를 방문한 김씨가 지역언론인 <신안신문> 인터뷰에서 “아주 혼났다”고 말했을 정도다.

공천장 받은 김홍업씨=이날 국회 민주당 대표실에서 열린 공천장 수여식에 참석한 김씨는 다소 긴장한 표정이었다. 그는 “대통령의 아들로서가 아니라 국민의 심부름꾼으로 거듭나겠다”며 출마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그는 “무소속 출마를 결심했던 것은 민주당 공천을 원하지 않거나 민주당을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개인적 사정 때문이었다. 마침 당이 부족한 저를 배려해 주어서 전략공천을 수용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씨는 “민주당이 ‘김대중 사당화’ 됐다”는 비판에 대해선 “수용하기 어렵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이름을 밝히지 말라고 요청한 민주당 관계자는 “당장 반발 여론이 있을 수 있지만, 현지에서 후보와 당이 움직이기 시작하면 (여론이) 좋아질 것이다. 당선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지은, 광주/안관옥 기자 jieu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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