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실공천 철회하라” 한나라당 사무처 노동조합 소속 노조원들이 당 지도부가 이달 25일 치를 경기도 화성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에 고희선(58) 농우바이오 회장을 공천한 것을 두고 ‘밀실공천’이라고 반발하며 5일 국회 대표의원실 앞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종찬 선임기자 rhee@hani.co.kr
경기 화성 보궐선거 후보
사무처 출신 ‘낙천’ 반발
사무처 출신 ‘낙천’ 반발
한나라당의 공천 잡음이 당 사무처 노조의 파업으로까지 이어졌다. 한나라당 사무처 노조는 25일 열리는 경기도 화성 국회의원 보궐선거 공천 과정을 문제삼아, 5일 오후 국회 당대표실을 점거하고 파업에 들어갔다. 한나라당에서 대표위원실 점거 및 파업이 일어난 것은 전신인 민주자유당을 포함해 1990년 3당 합당 이후 처음이다. 한나라당 사무처 노조는 당 지도부가 화성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로 고희선(58) 농우바이오 회장을 공천한 것과 관련해 “당원들의 뜻을 무시한 밀실공천”이라고 주장하며 국회 당대표실을 기습 점거했다. 노조는 또 이날부터 8일까지 파업에 들어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무처 노조원 50여명은 낮 12시부터 당무를 거부한 채 국회 대표실에 모여 공천 철회 및 공천 심사과정 공개 등을 요구했다. 사무처 노조는 당 사무처 출신의 박보환씨가 화성 지역 여론조사 1위인데도 고희선 회장에게 밀린 데 반발하고 있다. 이번에 공천을 받은 고희선 회장은 여론조사에선 4위에 그쳤다. 사무처 노조는 “23년간 당을 위해 헌신한 사람을 토사구팽하는 당 지도부는 앞으로 사무처를, 당원을 동지라 부르지 말라”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공천 과정에서 잡음이 심한 건 한나라당의 정당 지지율이 50%를 넘으면서 ‘한나라당 공천=당선’이라는 공식이 일반화돼 공천 경쟁이 극도로 치열해진 탓이 크다. 이번에 경기 화성 공천심사엔 11명이 몰렸다. 여기에 대선을 앞두고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 사이의 상호 견제가 극심해진 점도 공천 파열음을 크게 하는 요인이다. 논란이 된 화성 공천에서도 박보환씨가 박근혜 전 대표 쪽에 도움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명박 전 시장 쪽이 견제에 나섰고, 이에 따라 정치권 인사가 아닌 고희선씨 쪽으로 기울어졌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당내에선 대선을 앞두고 한나라당이 너무 ‘필승론’에 젖어 계속 크고 작은 잡음이 이는 걸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전여옥 최고위원은 이날 아침 최고위원회의에서 “한나라당이 위기다. 당이 그간 보여준 모습은 ‘당이 시대변화와 시대정신에 따라가고 있는가’ 하는 의문을 던져준다”고 비판했다. 권태호 기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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