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기·정대철·유인태 등 사회 각계 인사들과 접촉
범여권 중진들이 뛰고 있다. 참여정부 탄생의 주역이기도 한 김원기 전 국회의장, 정대철 열린우리당 상임고문, 유인태 의원이 지리멸렬 상태의 여권을 구하기 위해 발벗고 나섰다.
김원기 전 의장은 대부분의 개인 일정을 백낙청 교수, 함세웅 신부, 박형규 목사 등 재야 원로들을 만나는 데 쏟고 있다. 대선 후보들과의 접촉은 삼가고 있다고 한다.
김 전 의장 쪽은 “김 전 의장은 중진들 가운데서도 원로인데, 특정 인물(후보)에 치우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좋지 않다”며 “여권의 위기 상황이 더 굳어지기 전에 가닥을 잡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많은 사회 원로들을 만나고 있다”고 말했다.
정대철 상임고문은 최근 여의도에 사무실을 내고, 정치권 인사들과의 만남을 본격화하고 있다. 정 전 고문은 정봉주·문학진 등 탈당을 모색중인 열린우리당 의원들과 함께 연석회의 형태의 통합 논의를 추진하고 있다. 그는 지난 11일 경기고·서울대 1년 후배인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을 만나 ‘결단’을 독려했고, 손학규 전 경기지사와도 꾸준히 접촉하고 있다.
유인태 의원은 ‘여권의 메신저’로 활동하고 있다. 민청학련 사형수 출신인 유 의원은 정치권 뿐 아니라 시민사회와 학계·문화계 등에 폭넓은 인맥을 갖고 있다. 그는 대선 주자들 뿐 아니라 시민·사회단체 인사들을 집중적으로 접촉하며 ‘제3지대 통합방식’을 설득하고 있다.
최근 열린우리당 탈당계를 낸 이부영 전 의장과 재야의 ‘마당발’로 통하는 김정남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 등도 70~80년대 민주화 운동 인사들을 두루 만나 ‘제3지대’ 형성에 힘쏟고 있다고 한다.
이름을 밝히지 말라고 요청한 열린우리당의 한 의원은 “여권의 새판짜기는 정치권 밖 세력들이 주도해야 하고, 그들이 결집할 수 있도록 물 밑에서 최대한 뒷받침해야 한다”면서 “이런 일은 결국 정치적 무게감이 있는 중진들의 역할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jieu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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