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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열린우리당 웃고 있었다

등록 2007-04-26 19:49수정 2007-04-27 15:31

4·25 재·보궐선거 다음날인 26일 국회 본관에서 열린 열린우리당 의원총회에서 정세균 의장(앞줄 오른쪽)과 장영달 원내대표가 밝은 표정으로 회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김태형 기자 <A href="mailto:xogud555@hani.co.kr">xogud555@hani.co.kr</A>
4·25 재·보궐선거 다음날인 26일 국회 본관에서 열린 열린우리당 의원총회에서 정세균 의장(앞줄 오른쪽)과 장영달 원내대표가 밝은 표정으로 회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14명 공천에 1명 당선…자책성 발언은 없었다
패배 불감증 걸렸나? 아예 움직임도 없다
4·25 재보궐선거 다음날인 26일 아침 국회에서 열린 열린우리당 의원총회는 평화로웠다.

의원들의 표정은 밝았다. 몇몇은 붉은 장미를 들고 있었다. 정당은 선출직 당선의 상징으로 꽃을 사용한다. 그러나 이 장미는 재보선과 관련이 없었다. 사립학교법 재개정에 반대하는 단체에서 의원들에게 꽃을 나눠주었다고 했다. 붉은색 꽃과 의원들의 환한 표정이 잘 어울렸다.

“한나라당 기세가 꺾이겠지?”

‘한나라당 참패’가 고소하다는 표정이었다. 열린우리당은 이번 재보선에 국회의원 1명, 광역의원 2명, 기초의원 11명을 공천했다. 그 가운데 정읍시 기초의원 1명이 당선됐다. 기초단체장 6곳은 아예 공천도 하지 못했다. 그런데도 의원들은 웃었다. ‘싸우지도 않았으니 진 것도 아니다’라는 생각일까? 아니면 패배 불감증에라도 걸린 것일까?

정세균 의장이 단상에 섰다.

“경기도 화성에서 선전했다. 정당 지지도보다 높은 지지를 받았다. 그래도 패배를 겸허하게 인정한다. 우리당에 대한 싸늘한 민심을 확인했다.”

정 의장의 발언은 언론을 의식해 ‘자성론’ 쪽으로 조금 조정을 한 것이라고 한 의원이 귀띔했다. 정 의장은 이번 선거의 의미를 세 가지로 정리했다. 첫째, 오만하고 부패한 한나라당에 대한 심판, 둘째, 사실상 선거연합을 한 후보들의 승리, 셋째, 원내 1·2당에 대한 심판이었다.

이날 의총은 본래 국민연금법, 로스쿨법, 사립학교법 등 입법 현안 때문에 소집됐다. 그래도 재보선 결과나 열린우리당의 진로에 대한 의원들의 ‘자책성 발언’이 조금은 나올 것으로 예상이 됐다. 없었다.

오전 11시에 정세균 의장의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그는 “이제 때가 됐으니 ‘대통합을 위한 제정당 연석회의’가 필요하다”며 “내가 적극적인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기자들의 질문이 이어졌다.

“언제는 후보 중심 대통합을 주장하더니, 왜 갑자기 연석회의를 들고 나왔나?” “대통합의 성공을 위해 이런저런 노력이 필요하다.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면서 상호 작용을 하게 될 것이다.”

‘누구를 만날 것이냐’는 질문도 나왔다. 정 의장은 “비밀”이라고 했다가, “나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통합추진위원회에서 동시 다발로 대화와 소통을 하겠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간담회는 30분 만에 끝났다. 허전했다.

열린우리당은 도대체 무엇이 문제일까? 김헌태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소장은 “사실상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세력에 천착하면서 한나라당 반사이익만을 기대하고 있다”며 “인물 중심의 대선 구도에서 자칫 무의미한 존재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대철 열린우리당 고문은 “의원들이 ‘어떻게 되겠지’, ‘가시적인 것이 있어야 움직일 것 아니냐’는 두 가지 신드롬에 빠져 있다”며 “자신들이 동력을 만들어야 하는데도 움직이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런 말을 덧붙였다.

“4·19 뒤 민주당이 신구파로 갈려 여당과 야당을 한 일이 있다. 이렇게 가다가는 대선 패배는 물론이고, 내년 총선에서 한나라당의 이명박·박근혜가 여야를 나눠서 하고, 우리는 30석 안팎의 군소정당으로 전락할 수 있다.”

성한용 선임기자

shy9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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