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열린우리당 의장(맨 오른쪽)과 장영달 원내대표(왼쪽에서 두 번째)가 30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김진표 정책위의장(맨 왼쪽), 김동철 의원 등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김종수 기자 jongsoo@hani.co.kr
후보중심 통합론 흔들…‘내부 동력’ 여전히 흐릿
김근태 의장 “기득권 벽 허물고 당 해체해야”
탈당파 “정책 중심으로” 민주당 “급조 안돼”
김근태 의장 “기득권 벽 허물고 당 해체해야”
탈당파 “정책 중심으로” 민주당 “급조 안돼”
범여권의 대선후보 논의가 또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유력 대선주자로 거론됐던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의 30일 대선 불출마 선언은 범여권을 일대 혼돈 속으로 몰아넣으면서 대선 전망을 더욱 불투명하게 만들었다. 범여권은 8개월 앞으로 다가온 대선을 새로운 차원에서 고민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정 전 총장 등 유력 대선주자들을 중심으로 판을 새롭게 짜겠다는 전략인 ‘후보중심 통합’을 추진해온 열린우리당은 허탈함을 감추지 못했다. 오영식 전략기획위원장은 “정치권 바깥의 한 축이 허물어졌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열린우리당은 여전히 ‘후보중심 통합론’을 밀어붙이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정세균 의장은 “후보 중심 통합론이 아직은 유효하다”고 말했다. 최재성 대변인도 “후보 중심으로 신당을 창당하는 방안은 가장 적극적이고 유효한 통합론”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고건 전 총리와 정 전 총장 등 정당 경험과 정치적 기반이 없는 외부 인물들이 잇따라 중도포기하면서 열린우리당에선 정동영·김근태·천정배·한명숙 등 내부 주자들에게 눈을 돌려야 한다는 분위기도 적지 않다. 민병두 의원은 “지금까지 외부 인사를 중심에 놓고 내부에서 지원하는 방식을 고민했지만 앞으로는 내부 주자들과 외부 인사들이 동시에 참여하는 연석회의 방식을 고민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전 총장의 불출마 선언은 열린우리당의 진로에도 먹구름을 드리울 전망이다. 열린우리당의 한 초선 의원은 “유력한 대선후보를 창출할 수 있는 동력과 역동성을 상실한 열린우리당으로선 정치권 바깥의 인물들에게 눈을 돌릴 수밖에 없지만 동시에 108명의 의원이 몸담고 있는 열린우리당이 존속한 상태에서는 외부세력의 정치세력화에 한계가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정 전 총장의 불출마 선언을 계기로 열린우리당의 해체를 촉구하는 움직임이 더욱 거세질 수도 있다는 얘기다. 김근태 전 의장이 이날 “즉시 기득권의 벽을 허물고 열린우리당을 해체하라”고 촉구한 것도 같은 문제의식으로 보인다.
열린우리당의 구심력은 더욱 약화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범여권 후보적합도 1위를 달리고 있는 손학규 전 경기지사의 ‘몸값’이 높아지면서 당 내부에서 그를 대안으로 생각하는 의원들이 집단탈당을 결행할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
열린우리당 바깥에서는 대선 주자를 중심으로 신당을 창당하려는 시도에 대한 근본적인 회의도 고개를 들고 있다.
열린우리당을 탈당한 최재천 의원은 “특정 인물의 일시적 바람에 기대 대선을 논의한다는 게 무의미하다는 점이 확인됐다”며 “정책과 희망을 중심으로 모여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유종필 민주당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을 통해 “정당은 뿌리가 없는 상태에서 대선을 앞두고 급조될 수 없다는 점이 입증됐다”고 말했다.
임석규 기자 sky@hani.co.kr
임석규 기자 sky@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