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
청와대 홈피 글 올려…김근태 “잔꾀정치” 반박
노무현 대통령이 7일 <청와대 브리핑>에 올린 글에서, 당 해체와 경선 불참을 선언한 정동영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의 행태를 “대통령이 되기 위해 당을 깨려고 공작하는 구태정치”로 규정하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에 김근태 전 의장은 “한쪽에선 어르고 한쪽에선 빰 때리는 잔꾀정치”라며 정면 반박했다.
노 대통령은 ‘정치인 노무현의 좌절’이란 제목의 글에서 “(열린우리당) 대선 주자 한 사람은 당을 해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또 한 사람은 당의 경선을 포기하겠다고 말하고 다닌다”며 김근태, 정동영 두 전직 의장을 지목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당신들이 말하는 통합신당은 무슨 당이냐? 당신들이 2003년 11월11일 열린우리당 창당대회에서 낡은 정치 청산과 지역주의 타파, 국민통합 정치를 하겠다는 창당선언문을 낭독한 사람 맞냐”고 직설적으로 두 사람을 겨냥한 뒤 “내가 보기에는 구태정치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노 대통령은 “대통령이 되기 위해 당을 깨고 만들고, 지역을 가르고, 야합하고, 보따리를 싸들고 이 당 저 당을 옮겨 다니던 구태정치의 고질병, 당신들이 열린우리당을 창당하면서 엄숙한 표정으로 국민들에게 청산을 약속했던 그 구태정치의 고질병이 다시 도졌다”고 말했다.
그는 “(당신들이) 당을 깨지 않고 나가면 혹시라도 당이 살아서 당신들이 가는 길에 걸림돌이 될 것 같아 두려운 것이냐”고 반문하며 “일부는 당을 박차고 나가 신당을 조직하고, 일부는 남아서 당이 아무 일도 할 수 없도록 진로를 방해하며 당을 깨려고 공작하는 건 떳떳한 일이 아니다”라고 경고했다. 그는 “정말 당을 해체해야 할 정도로 잘못됐다고 생각한다면 깨끗하게 정치를 그만두는 게 국민에 대한 도리”라고 주장했다.
김근태 전 의장은 이날 인터넷에 띄운 ‘대통령님의 발언에 대해’라는 글에서 “(노 대통령이) 대통합신당에 반대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한쪽에서는 ‘갈 테면 가라’고 압박하고 있다”며 “열린우리당의 창당정신은 실종됐다. (노 대통령은) 어떤 원칙과 명분을 주장하는 것이냐”라고 반박했다. 그는 또 “열린우리당의 훼손된 창당정신을 되살리자면 새로운 틀과 새로운 길이 필요하다. 나는 그 길을 갈 것”이라고 탈당 의사를 강력히 시사했다.
정동영 전 의장도 ‘정동영의 고뇌와 원칙’이라는 글을 통해 “우리가 견지해야 할 원칙은 열린우리당을 고수하는 것이 아니라, 열린우리당의 창당정신을 이어가는 것”이라며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 10년의 역사를 발전적으로 계승하기 위한 통합이 원칙과 대안도 없다는 것에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신승근 김태규 기자 sk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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