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한나라당 의원이 27일 오전 서울 염창동 당사에서 대선후보 경선 출마를 선언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경부운하건설정책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김종수 기자 jongsoo@hani.co.kr
‘이명박 대운하론’ 맹공 “운하 건설땐 환경파괴 심각”
홍준표 한나라당 의원이 27일 당내 대선후보 경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홍 의원의 합류로 한나라당 경선은 이명박 전 서울시장, 박근혜 전 대표, 원희룡·고진화 의원과 함께 5명의 주자가 참여하게 됐다.
홍 의원은 이날 출마 회견에서 이례적으로 이명박 전 시장의 한반도 대운하 공약을 조목조목 비판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1996년 세종대에서 경부운하 검토자료가 나왔을 때부터 연구해왔다”고 운을 뗀 뒤, “운하를 건설하면 환경파괴가 심각해지고, 준설 기간동안 취수장 사용이 불가능하며, 대형 사고가 나면 수원지 자체가 없어진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40킬로미터도 안되는 경인운하도 2700억원을 투입했지만, 환경 문제 때문에 10년이 넘도록 못했다”며 “당에서 전문가를 통해 운하계획을 검증한 뒤 불가하다고 판단되면 정책을 거두어 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 의원은 이날 출마선언에서 “‘부자 나라 부자 국민’을 만들기 위해 한국을 개조하고, 소외계층과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서민 대통령’이 되겠다”고 밝혔다. 홍 의원은 △출자총액제한제도 유지 △성인 1인1주택 △교육방송의 24시간 과외채널화 △대미 자주노선 등 15가지 정책방향을 발표했다.
당 안에선 홍 의원의 출마가 “경선에 역동성을 주겠지만, 현재의 양강구도를 깨긴 힘들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왔다. 이를 의식한 듯 홍 의원은 “지지율 5%를 넘어서면 ‘빅 리그’ 진입이라는데, 지금 나는 ‘트리플 에이’ 정도 와 있는 것 같다”며 “6월 정책비전대회 뒤엔 5%를 넘고, 검증 기간을 거치면서 10%까지 올려보겠다”고 의욕을 보였다.
조혜정 기자 z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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