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여권 대통합 흐름
초·재선 이어 내주 추가탈당 예고
통합민주 ‘통합주도권 뺏길라’ 맹공
통합민주 ‘통합주도권 뺏길라’ 맹공
열린우리당의 ‘핵분열’이 시작됐다. 8일로 예정된 초·재선 의원 그룹 16명의 집단탈당을 계기로 추가 탈당이 뒤따르면서 본격적인 해체 수순에 접어들었다. 이들 탈당파의 최종목표는 7월 초까지 ‘대통합신당’으로 융합하는 것이다.
■ 대통합 추진과 경선 준비, 두 개의 축으로=8일 탈당하는 의원들은 곧바로 가칭 ‘대통합추진협의회 준비위원회’를 구성할 예정이다. 조직은 둘로 나누어 정치세력을 모으는 ‘대통합’과,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준비 쪽을 각각 맡게 된다. 임종석·우상호 의원 등이 대통합 쪽을, 이목희·우원식 의원은 경선준비 쪽을 맡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문희상 전 의장 등 지도부·중진이 포함된 ‘본대’는 14~15일께 탈당해 합류할 것이란 관측이다. 기존 탈당파인 민생정치모임도 적극적 동참 의지를 밝혔다. 정성호 대변인은 “오는 15일까지 2차로 탈당하는 그룹과 적극적으로 ‘대통합창당준비위’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이강래 의원 그룹은 애초 15일 탈당을 예고한 정대철 상임고문 그룹과 함께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정대철 상임고문 그룹은 이날 낮 모임을 열고 탈당 동참 여부를 논의했으나, 뚜렷한 결론을 내지 못했다.
■ 대선 주자 합류 늦어질 듯=정동영·김근태 두 전직 의장은 ‘본대’가 움직인 이후 합류하기로 했다. 18~20일 사이가 될 것 같다. 정동영 캠프의 이재경 전략기획실장은 “대선 주자들은 대통합과 경선을 위한 틀이 만들어진 뒤에 합류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근태 전 의장 쪽 인사는 “탈당을 준비 중인 이들 쪽에서도 탈당 시점을 늦춰달라는 뜻을 전해왔다”고 전했다. 이미 탈당한 천정배 전 장관도 합류 시점을 함께할 가능성이 높다.
■ 이해찬 전 총리의 거취가 관심=핵 분열이 끝나면 열린우리당 내에는 친노 그룹의 일부만 남게 될 상황이다. 6~7일 사이 의원들이 자체적으로 작성한 탈당자 명단에는 참여정치실천연대(참정련)를 이끌어 왔던 핵심 의원들과 대표적인 친노 모임인 ‘의정연’(의정연구센터) 소속 의원들도 상당수 포함되어 있었다. 한명숙 전 총리와 김혁규 전 지사도 6월 말까지는 참여할 것으로 선도탈당파 쪽에서는 보고 있다.
이목희 의원은 “친노 그룹에서는 이해찬 전 총리의 선택을 주목해야 한다”며 “이 전 총리가 탈당 후 대통합 합류를 택하면 열린우리당에는 유시민·김두관 전 장관 등 극히 일부만 남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통합 민주당쪽 맞불=통합민주당을 추진하고 있는 김한길 중도개혁통합신당 대표는 열린우리당 쪽의 이런 흐름에 강하게 반발했다. 통합의 주도권이 넘어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는 이날 오전 의원총회에서 “기획탈당을 통한 기획신당 창당”이라며 “노무현 대통령의 뜻에 따른 열린우리당의 재창당”이라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1단계로 ‘추가영입’을 통한 세 불리기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대상은 호남 쪽과 충청권의 보수적 성향이 강한 의원들이 될 것이다. 김 대표는 이들을 의식한 듯 “행동과 실천으로 대통합에 참여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태희 이지은 기자 hermes@hani.co.kr<
열린우리당 김부겸·임종석 의원이 16명 안팎의 집단탈당을 하루 앞둔 7일 밤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초·재선 의원 모임에서 참석 의원들에게 앞쪽 자리로 나오라고 손짓하고 있다. 장철규 기자 chang21@hani.co.kr
임종석 열린우리당 의원이 초·재선 의원 16명 안팎의 집단탈당을 하루 앞둔 7일 밤 국회 의원회관 초·재선 의원 모임에서 탈당 참여 의원 명단이 적힌 종이를 살펴보고 있다. 장철규 기자 chang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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